<레프트21> 27호(2010-03-13발행)
헤드라인 : 고통전가에 맞선 저항의 가능성을 보여 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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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계 진보인사들이 보내온 창간 1주년 축하 메시지

강기갑(민주노동당 대표, 국회의원)

<레프트21>이 창간 1주년을 맞이했습니다. <레프트21>의 김인식 발행인과 기자분들께 진심으로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레프트21> 애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기쁜 마음입니다.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철저하게 독립적인 언론매체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놀랍고 큰 힘이 되는 일입니다. 지난 1년간 <레프트21>이 걸어온 길이 결코 순탄치 않았을 것입니다. 뜨거운 격려와 박수를 보냅니다.

투쟁하는 노동자, 차별받는 이들을 진정으로 대변하기 위해 애쓰는 <레프트21>이 더욱 발전하기를 기원합니다. 진보적 가치를 귀중히 여기거나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레프트21>을 꼭 구독하시라고 권유하고 싶습니다.

<레프트21> 모든 구성원들의 보람찬 활동에서 보다 큰 성과가 있기를 축원합니다. 혹여 어렵고 고단한 길이 놓이더라도 민중의 진실한 벗이 되어 잘 개척해 나가리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노회찬(진보신당 대표)

<레프트21>의 창간 1주년을 축하드립니다. <레프트21>이 이번 창간 1주년을 맞아 더욱더 발전하여 객관적이고 공정한 진보 매체의 역할을 자임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앞으로 <레프트21>을 통해 보다 정확하고 생생한 소식들을 접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다시 한 번 <레프트21>의 첫돌을 축하드립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레프트21’ 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의 빛을 본 지 어느덧 1년이 지났네요. 

2010년 오늘, <레프트21>이 발 딛고 있는 우리 사회에 ‘여전히’를 넘어 ‘다시’라는 의미의 짙은 어둠이 내려앉아 있습니다. 빛봄 1년을 맞아 지금까지의 모습 이상으로 짙은 어둠 속에 빠져 있는 우리 사회에 밝은 빛을 ‘다시’ 비춰 주는 횃불이 되고 등대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동안 애쓰신 모든 분들께 축하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조승수(진보신당 국회의원)

정권의 실정을 알리는 일에서 <레프트21>은 깊이 있는 분석기사를 통해 독자들을 만족시켜 왔습니다. 그동안 쌓아 온 역량을 바탕으로 더욱더 독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파란 바탕색에 쓰인 ‘레프트21’이란 글자를 보면 반가운 마음이 들 정도로 이 신문을 애독하고 있습니다.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신문을 보고 있어도 어떤 경우에는 우리 신문을 따로 만들고 싶은 욕구들이 있었는데, 그런 욕구를 채워 주는 신문이라서 가뭄에 비 만난 듯 반가웠습니다. 신문ㆍ방송을 장악하고 인터넷모욕죄로 인터넷 언론까지 재갈을 물리려는 이 정권 아래 진보적이고 올바른 관점으로 사실을 보도하는 신문이 매우 아쉬운데, 적절한 때 창간하셔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 주신 것을 가슴 깊이 감사드립니다. 국민들이 좌측통행하는 것까지도 불편하게 느껴 우측통행을 하게 만드는 세상에서 ‘레프트’를 표방하면서 우편향 편집증을 교정하려는 노력에 늘 박수를 보냅니다.

특히 국제적인 진보운동의 경향을 확인할 수 있는 기사들을 많이 실어 주는 것도 볼거리를 풍성하고 신선하게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알차고 바른 내용뿐만 아니라 편집도 세련되고 색상도 밝아서 보는 즐거움을 더해 주고 있습니다. 현 정권은 진보를 폭력적이고 편협적인 극단주의라며 어두운 색깔로 덧칠하고 싶겠지만, <레프트21> 덕분에 따뜻하고 진실하고 열린 진보의 참모습이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감동으로 다가가길 바랍니다. 

김형태(변호사)

돈이 모든 걸 결정하는 세상입니다. 10~20년 전에 사람들 마음 속에 있던 희망, 정의 이런 아름다운 말들이 지금 완전히 돈에 의해서 먹혀 들어가는 판입니다.  

결국 변증법적으로 자본이 스스로 모순에 의해서 무너질 거지만 이에 대항할 수 있는 논리를 가지고 있는 <레프트21> 같은 신문이 이걸 촉발하는 구실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열심히 노력하시는 게 그 어느 때보다도, 오히려 10년, 20년 전보다도 더 귀중하고 꼭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기웅(경북대학교 노어노문학과 교수) 

처음 내딛는 한 발이 힘들었겠지만, <레프트21>, 어느새 태양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소란스런 이 지구와 함께. 그동안 <레프트21>이 흘려야 했던 많은 땀들과 풀어야 했던 많은 고민들 덕택에, 실로 많은 유용한 정보들과 훌륭한 생각들을 접할 수 있었으며,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확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한 건투와 정진을 바라며, 창간 1주년을 축하드립니다!

김혜진(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대표)  

<레프트21>의 창간 1주년을 축하합니다. 날이 어둡고 전망이 보이지 않을 때 진보 언론의 구실은 너무나 중요할 것입니다. 그 전망은 어려운 현실을 잘 보여 주는 데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변화는 가능하다는 낙관, 그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도 바로 우리 노동자와 민중의 힘이라는 의지,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 분투하는 이들의 삶을 보여 주고 그것을 모두가 공유할 수 있을 때 전망은 만들어질 것입니다. 지금까지도 <레프트21>이 많은 노력을 해 왔지만, 잘 드러나지 않아도 구석구석에서 그 삶을 실천하는 동지들의 모습을 나타내고 의지가 모두에게 나눠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더욱 힘써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창근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전 기획부장)

벌써... 1년입니다.

2009년 3월 어느날 쌍용자동차 지역 촛불문화제에서 처음 접한 <레프트21>. 성장 속도와 폭넓은 독자층이 가히 놀라운 수준으로 발전하는 모습이 제 일처럼 기쁜 이유는 쌍용자동차 투쟁을 함께한 동지들의 얼굴이 여전히 생생하기 때문일겁니다.

7개월 정도의 구치소 생활에서도 <레프트 21>은 외부 공기와도 같은 신선함을 제공해 줬습니다. 

쌍용자동차 투쟁은 <레프트21>이라는 구체적인 연대가 있어 고립이 두렵지 않았습니다.

쌍용자동차 투쟁이 역사적 평가의 반석 위에 놓일 수 있도록 함께 노력과 투쟁을 만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고마움과 감사함을 대신 전합니다.

최무영(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국내외로 어렵고 암울한 시기에 야만을 거부하고 한줄기 희망을 꿋꿋히 지켜 온 <레프트21>, 창간 1주년을 축하하며 온우리의 문화로 깃들기를 다함께 기원합니다.

양윤석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 서울중앙지부장)

세상을 보며 때론 진실이 무엇인지, 사실관계는 맞는 것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은 듯합니다. 그럴듯한 온갖 왜곡을 수시로 접하다 보면 옳고 그름의 판단조차 헷갈리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이론적 근거를 가지고 각각의 사회적 논쟁에 대한 입장을 분명하게 해 주고, 그러면서 이 사회가 왜 이 모양 이 꼴인지 그 야만적인 작동 원리의 근본을 들춰 보여 주는 <레프트21>을 보는 것은 커다란 기쁨입니다.

노동조합 활동을 하면서도 때때로 앞이 안 보이는 듯해 무기력해지기도 하는데 <레프트21>을 통해 세상을 다시 한번 돌아보며 영감과 희망을 얻습니다.

창간 1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앞으로 더욱 번창하여 하루에 쓰레기를 1백만 부씩이나 찍어 낸다는 신문사도 이기시기 기원합니다. 

김유리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의장)

<레프트21>의 창간 1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살아있는 현장에 가면 볼 수 있기에 더욱더 생생한 내용으로 다가오는 <레프트21>!! 2010년에도 가슴 뛰는 투쟁의 현장에서 다시 봅시다!!!

임대환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위원장)

노동자, 반전, 진보적 입장을 명확하고 선명하면서도 알기 쉽게 담는 <레프트21>을 자주 보고 있습니다. 지금은 진보적 신문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못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욱더 번창해서 진보적 사상들이 더 많이 알려지면 좋겠습니다.

이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

흔히 ‘위기의 시대’라는 말을 합니다.

어렵게 지켜오던 사회적 가치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일부 계층만의 앙시앙 레짐은 더욱 공고해졌습니다. 이는 아직 사회적 의지들의 갈 길이 멀다는 걸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작년 <레프트 21>의 등장은 무척 반가운 일이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보듬어야 하지만 누구도 관심을 갖지 못하던 의제들을 좇는 동반자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레프트 21>의 창간1주년을 축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레프트 21>도, 저희도 이제 시작에 불과합니다. 폭압적인 사회 권력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염원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어쭙잖은 축사가 <레프트 21> 창간 10주년 때는 감사의 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레프트21>의 창간 1주년을 축하합니다.

동성애자인권연대

동성애자인권연대는 힘든 여건 속에서도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켜 내고 사회정의를 위한 투쟁의 기록들을 올바르게 전달하려고 하는 <레프트21>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레프트21>로 소개된 전 세계 민중의 저항의 목소리는 지금도 귓가에 생생하게 들려 옵니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한 독자들의 공개토론과 운동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이론들은 성소수자와 같이 억압받는 사람들이 누구와 함께 연대해 싸워야 하는지를 명쾌히 보여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억압받는 모든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신문으로 거듭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고민택(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준비모임 활동가)  

<레프트21> 이제 첫돌? 그보다 훨씬 더 오래된 느낌입니다. 아마 그동안 열심히 달려온 효과이지 싶습니다. 늘 세계와 우리 사회의 핵심적인 쟁점과 이슈를 시간 놓치지 않고 보도, 분석, 비판, 주장하려고 했던 노력과 그 흔적이 느껴집니다. 한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자면 이제는 ‘진보’만이 아니라 ‘사회주의’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지면에 담았으면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같이 논쟁하고 실천하겠습니다. 축하합니다. 정진하시길. 

박성인(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준비모임 집행위원장)

<레프트21> 창간 1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지난 1년간 한국 사회의 주요 사건과 쟁점에 대해 좌파적 관점에서 기사와 논설을 쓰고, 전 세계 노동자ㆍ민중의 투쟁을 한국 노동자ㆍ민중의 투쟁과 긴밀하게 연결시키려 했던 <레프트21>의 노력을 보면서 좌파적인 ‘열정’과 ‘헌신’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좌파 정론지’의 하나로 굳게 서 나가길 바랍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저작권위원회 분회 

<레프트21> 창간 1주년을 축하합니다. 언론의 자유가 침해받는 시대에, 진실된 목소리를 계속 내주시기 바랍니다

전국사회보험 중랑분회

창간 1주년을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더 좋은 소식을 기다립니다.

입력 2010-03-08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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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프트21>은 노동자 단결을 위한 무기입니다”

정동석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활동가)

창간호 때가 아직도 제 기억에 선합니다. ‘현중노조 지도부의 무교섭 선언 비판’이란 제목으로 현대미포조선 현장노동자투쟁위원회 의장과 인터뷰한 기사가 신문에 실렸고, 그 다음 날 현대중공업 앞에서 무교섭에 반대하는 항의성 기자회견이 있었거든요. 나는 “무교섭에 반대하는 기사가 나왔다”고 하면서 창간호를 여덟 부나 판매했어요. <레프트21>은 ‘현장의 정서를 녹여 기획된 신문이 곧바로 노조 활동가들의 손에 쥐어지는 신문이구나’ 싶어서 자신감이 생겼죠. 기고자와 판매자와 구독자가 삼위일체 되는 신문이 <레프트21>이었어요.

그 자신감으로 현대차 공장 안에서 노조 활동가나 평조합원들에게 <레프트21> 신문을 알렸고, 진지한 활동가와 평조합원 들이 정기구독자가 되면서, 저는 아주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최근에 이명박 정부가 민주노동당을 탄압할 때, 한 조합원과 논쟁을 했어요. 그는 “민노당도 1백70억 원 받았으니 한나라당이나 마찬가지 아니냐, 모든 당이 다 썩었다”고 했죠. 저는 “한나라당은 정치자금을 자본가들에게서 받지 않느냐, 돈을 누구에게서 받느냐가 중요하다. 민주노동당은 1백70억 원을 민주노총 노동자들에게 받았다. 검찰은 한나라당이 교장ㆍ교감에게 돈 받는 것은 수사하지 않고, 전교조나 공무원들을 수사하고 있는데 아주 잘못됐다. 전교조나 공무원 노동자들에게 받는 정치후원금을 우리는 자랑스러워해야 한다”며 반박했어요. 그 조합원은 결국 제 주장에 동의를 보냈어요.

저는 노동자 투쟁의 연대와 단결을 위해서 노동자들과 많은 토론과 논쟁을 할 것입니다. 그 정치적 설득의 무기가 바로 <레프트21>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저 스스로 정치적으로 날카롭게 단련되기 위해서 <레프트21>이라는 무기를 들 것입니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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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프트21>을 만난 건 행운이었어요”

오선희 (인하대 학생)

저는 이번에 2학년이 된 대학생입니다. 입시지옥에서 탈출해 대학교 새내기가 됐을 때 새로이 창간된 <레프트21>을 만난 건 행운이었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수능 공부에 짓눌려서 세상 돌아가는 데 관심 가질 여유도 없다고 느꼈습니다. 대학생이 돼 자유를 얻은 만큼 세상 돌아가는 것에 관심을 갖고, 바로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캠퍼스에서 “권력과 자본의 눈치를 보지 않고 독립된 언론”이라는 광고를 보고 구독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신문이라는 매체가 익숙하지 않아서 읽는 것이 힘들기도 하고, 국제 뉴스나 노동계의 소식들이 생소해서 잘 이해되지 않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구독하면서 노동자ㆍ서민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게 되고, 국제적으로 제 시야가 넓어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또한 과거에는 막연하고 추상적으로 세상이 더 나아졌으면 좋겠다고 바라기만 했는데, <레프트21> 덕분에 더 나은 세상으로 변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하는 생각이 또렷해졌습니다.

이러한 기분 좋은 경험을 주위 사람들과도 함께하고 싶어서 틈날 때마다 친구나 선배들에게 신문을 권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처음 생긴 새내기 후배들에게도 신문을 권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레프트21> 정말 감사드리고요, 창간 1주년 축하합니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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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주는 <레프트21>”

박미혜 (보건의료노조 고대의료원지부 조직부장)

이 땅의 노동자는 누구나 잘살고 싶어 합니다. 돈 걱정 없이 살고 싶고, 살 집 하나 마련하고 싶고, 아프더라도 온전히 치료받고 싶고, 자식에게 좋은 교육을 제공하고 싶고, 노후도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합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과연 우리는 그렇게 살 수 있는지 의심이 듭니다. 노동자들은 어느 순간 이 작은 소박한 바람조차 실현 불가능함을 느끼고 체념을 강요당합니다. 그리고 사장과 정부는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고 합니다. 그런데 왜 우리가 떠나야 하는지, 왜 우리가 책임져야 하는지 많은 노동자들이 의구심을 품고 현실을 되묻습니다. 

<레프트21>은 포기하고 떠나라는 말 대신 ‘절’을, ‘세계’를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줍니다. 절망과 체념을 강요하는 그들의 시야를 통해서가 아니라 노동자들의 시야를 통해 세계를 분석함으로써 대안을 향해 행동할 수 있도록 합니다. 

그래서 <레프트21>은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지침서라고 생각합니다. 창간 1주년을 축하하며 그 발걸음이 노동자들과 함께 계속 발전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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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프트21>은 정보의 바다 속에서 나침반과 같습니다”

김종환 (연세대학교 지구환경연구소 연구원)

연구원이라 동료들과 함께 인터넷으로 뉴스를 많이 접하는 편입니다.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이기도 하지만 정보가 너무 많고 각종 업체들의 마케팅이 극성이기 때문에 수나 돈의 논리가 득세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수많은 정보들 속에서 <레프트21>은 우리에게 나침반처럼 어떤 것이 중요하고 어떤 것은 쭉정이인지 알려 줍니다. 23호에 처음 실린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기사의 경우, 이를 읽은 동료 연구원은, 어떻게 한진중공업 같이 큰 회사가 정리해고를 하는데 <레프트21>말고는 이렇게 조용할 수 있냐고 놀라워했습니다. 

당시 온라인에 실린 아이티 기사를 보고도, 다른 인터넷 웹사이트들은 다 기부금 호소만 하는데 <레프트21> 덕분에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됐다고 고마워했습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인터넷 환경일수록 <레프트21>처럼 중심이 제대로 잡힌 언론의 구실이 큽니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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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투쟁 기사는 지금도 기억에 남습니다”

노광남 (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 조합원)

저는 금호타이어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 노광남입니다. 

최근에 사측에게 해고 통지를 받았는데 저희 투쟁을 지지해 줘서 감사합니다.

민주노동당 기관지의 창간 광고를 보고 구독하게 됐습니다. 진보를 지향하는 신문이 더 많아지고 영향력도 발휘했으면 좋겠다 싶어서 창간호부터 구독했습니다.

<레프트21>에서는 투쟁하고 있는 다른 작업장 소식을 접해서 좋습니다. 쌍용차 투쟁할 때 기사는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저는 주로 노동과 정치면은 보는데 다른 기사들은 관심이 없어서인지 잘 안 봐지더라구요. 특히 국제면 등은 노동자들에게는 좀 어렵습니다.

기성 언론에서 다루지 않는 투쟁하고 있는 중소 사업장이 많습니다. 그런 작업장 소식을 최대한 많이 다뤘으면 좋겠습니다. 더 많은 노동자들이 구독해서 발전하시길 바랍니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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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프트21>은 저에게 안식처이자, 투쟁의 원동력입니다

이재권 (한국외국어대 학생)

중요한 사안들을 분석해서 그 실천적 결론을 내놓고, 특히 국제 기사부터 영화평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기사들은 언제나 저의 정치적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는 원천입니다. <레프트21>신문은 언제나 힘들고 지칠 때 힘을 얻고, 다시금 활동에 열을 올릴 수 있게 해 준 일종의 ‘박카스’였습니다. 신문을 여유 있게 읽으면 맘이 좀 편해지고 자신감이 생깁니다. 특히 시시각각 벌어지는 수많은 사안들을 놓고 학생들과 토론하기 위해서도 신문은 그야말로 필수적인 근거들을 생산하는 구실을 했습니다. 

실로 많은 글과 대자보 등의 홍보물들을 만들었는데 만일 <레프트21>이 없었다면 바쁜 시간에 선전활동을 기민하게 펼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잠시 외국에 나갔을 때 인터넷으로 접하던 <레프트21>은 더더욱 애틋했습니다. 유일한 소통의 수단이었기 때문이지요. 

언제나 신문 제작에 헌신하시는 동지들에게 존경을 표하고 싶습니다. 그동안은 수동적인 독자였다면, 지금부터는 기고나 문제제기 등을 통해 좀더 적극적인 독자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레프트21>이라는 신문은 앞으로 영원히 저에게 안식처이자 지식과 정보의 보고이자, 투쟁의 원동력이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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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프트21>은 명쾌한 분석과 진보적 대안을 제시합니다”

김상진 (세종호텔노조 위원장)

<레프트21>의 창간 첫돌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레프트21>은 자본주의 경제 위기, 노동자 투쟁, 민주주의, 제국주의 전쟁, 사회적 소수자 등 다양한 쟁점에 명쾌한 분석과 진보적 대안을 제시해 줬습니다. 또, 국내 쟁점뿐 아니라 주류언론에서 볼 수 없는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투쟁 소식과 방향을 제시하며, 특히 노동조합 활동에 많은 영감과 도움을 주기도 한 신문입니다. 

이 세상의 주인인 노동자ㆍ서민의 진보적 목소리로 ‘다른 세계’의 가능성을 보여 주는 진보언론으로 거듭 성장하고 발전하길 기원합니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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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되게 운동의 단결과 승리를 추구하는 <레프트21>”

김승섭 (전국건설노동조합 경기도건설지부 조합원)

<레프트21>이 나오는 날이면 신문을 가능한 빠르게 받아 읽어 보려 한다. 여러 이슈에 대해 주변 지인들과 토론할 때 쟁점과 방향에 대해 정확히 이야기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노동조합 간부로 활동할 때 <레프트21>이 전국적인 노동쟁점과 정치쟁점을 잘 다루고 있어 조합원들과의 대화나 교육에 유용하게 활용하기도 했다. 

주변의 전투적이고 활발히 활동하는 정기구독자는 이만 한 신문이 없다고 하면서 정기구독을 연장하고 한 부를 더 정기구독해 단체에 비치해 놓겠다고 했다. 이명박 정권이 언론을 장악해 가고 이를 통해 경제 위기를 노동자와 서민에게 전가하고 여성과 이주노동자를 공격해 노동자를 분열시키려는 현 시점에, 운동의 단결과 승리를 위해 일관된 <레프트21>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구독하기를 기대해 본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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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우면 지는 거다?

<조선일보>의 친구들이 부럽지 않은 이유

전두환, 김영삼, 정몽준, 이회창, 국회의장, 대법원장, 국무총리, 대통령 비서실장, 주한미국대사, 서울대총장, 서울시장. 이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뭘 하는 자리였을까요? 

바로 지난 5일에 있은 <조선일보> 창립 90주년 행사였습니다. 여기에 빠지지 않은 사람들이 또 있었으니, LGㆍ포스코ㆍSTXㆍ삼성테스코 같은 대기업 회장들과 한국광고단체연합회장이었죠. 그야말로 유유상종입니다. 진짜 ‘절친’ 사이인 거죠.

그렇다면 권력과 자본에서 독립적인 <레프트21>은 누구와 ‘유유상종’ 해야 할까요? 

1. TV 뉴스를 보면서 ‘과연 이 말이 진실일까?’ 하고 의심해 본 사람

2. 일간지를 보면서 ‘대체 이런 얘기는 어떻게 반박해야 하지?’ 하고 고민해 본 사람

3. ‘우리가 싸우는 얘기는 왜 TV에 하나도 안 나와!’ 하고 열 받아 본 사람

4. ‘자본주의가 문제이긴 하지. 그런데 대안은 뭘까?’ 하는 생각을 해 본 사람

5. <레프트21>이 읽어 볼 만한 신문이라고 생각해 본 사람

6. <레프트21>을 사서 읽어 본 적 있는 사람

7. 집회장이나 지하철에서 <레프트21>을 들고 읽는 사람을 보면 괜히 반가운 사람

8. <레프트21> 웹사이트에 들어와 온라인 기사도 챙겨 보는 사람

이 가운데 하나라도 해당되는 게 있습니까? 그렇다면 바로 당신이 <레프트21>의 친구입니다. “부러우면 지는 거다”? <레프트21>은 <조선일보>가 전혀 부럽지 않습니다. 바로 이 신문을 손에 쥐고 있는, 세상의 수 많은 문제들에 의문을 던지는, 바로 독자 여러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3월 13일에 창간해서 이제 창간 1주년을 맞이하는 <레프트21>은 고장 난 자본주의의 대안을 말하는 신문입니다. 역설이게도, 자본주의 안에서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려면 돈이 필요합니다. 기업 광고와 정부 보조금을 받지 않는 <레프트21>은 오직 독자들의 구독료와 후원금으로만 운영됩니다. 그래야 권력과 자본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죠.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말을 아시지요? 그래서 <레프트21>은 친구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혹시 <레프트21> 사람들에게 커피믹스 한 봉지 보내 주고픈 마음이 있으시다면, 발로 뛰는 사진 기자들에게 시원한 맥주 한 잔 사 주고픈 마음이 있으시다면, 마음에 드는 기사를 쓴 기자에게 영화 한 편 보여 주고픈 마음이 있으시다면, 웹사이트 관리자들에게 밥 한 끼 사 주고픈 마음이 있으시다면, 어깨 아픈 디자이너들에게 파스 하나 사 주고픈 마음이 있으시다면, 지금 바로 휴대폰을 꺼내 주십시오. 그리고 (02) 777-2792로 전화해 주십시오. 아니면 웹사이트를 방문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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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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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해고 저지, 현대차 전주의 원하청 연대, 경주 금속노조의 연대 파업

고통전가에 맞선 저항의 가능성을 보여 주다

전지윤 기자 ratm71@left21.com

여전히 불안정한 경기 회복 속에서 이명박 정부는 그리스의 지배자들과 마찬가지로 노동자들에게 경제 위기의 고통을 전가하려 한다. 

이를 위해 이명박 정부는 노동조합의 기를 꺾고 무력화시킬 필요가 있다. 그래서 최근 조중동은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이 “쇠파이프를 버리겠다”고 말했다는 허위 보도까지 하면서 바람잡기에 나섰다. ‘민주노총 탈퇴 도미노’와 ‘제 3노총’의 등장 속에 “노동운동 판도가 탈(脫)정치, 비(非)과격, 실용(實用)으로 바뀌어가고 있”(<조선일보>)다는 것이다.  

쌍용차 친사측 노조 위원장이 이명박에게 보낸 ‘눈물의 반성문’도 저들에겐 좋은 먹잇감이었다. <동아일보>는 “금호타이어 노조, 파업해 놓고 반성문 쓸 텐가” 하며 대량해고에 맞선 투쟁을 포기하라고 압박했다. 

그러나 저들의 시도는 반격에 부딪히고 있다. 우선 2월 말에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강력한 전면파업으로 ‘정리해고 중단’이라는 사측의 항복을 받아 냈다.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은 “물러서지 않고 싸운 것이 승리의 비결”이라고 말한다.

초조감 

얼마 전 현대차 전주공장에서 비정규직 18명 해고에 맞서 정규직 노동자 3천5백여 명이 잔업을 거부한 것도 매우 고무적이었다. 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이 나가야 한다면 공장장도 옷을 벗어라!”고 외치며 수십만 원의 수당까지 포기하고 싸우는 모습은 그야말로 “아름다운 연대”였다. 

<한겨레>도 “이런 활동이 노동계 전반으로 확산되도록 돕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언젠가는 정규직도 똑같은 상황이 올 것이고, 그때 가서 후회하지 말고 지금부터 투쟁하자”는 현대차 전주공장 정규직 노동자의 말은 전적으로 옳다. 현재 이 투쟁은 한풀 꺾인 듯 하지만 이번에 보여 준 가능성을 계속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단결과 연대의 중요성을 보여 준 사례는 또 있다. 금속노조 경주지부가 3월 9일 지역 연대 파업에 나선 것이다. 

경주지부 소속 노동자 3천여 명은 직장폐쇄에 맞서 싸우고 있던 발레오만도 노조와 연대하기 위해 기꺼이 일손을 놓았다. 경주지부 소속 자동차 부품회사들의 파업은 곧바로 현대차에 타격을 가하는데, 이 때문에 발레오만도 사측은 파업 하루 만에 협상에 나설 수 밖에 없었다.

물론 금속노조 경주지부의 기를 꺾을 기회만 노려 오던 이명박 정부와 기업주들은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각오도 만만치 않다. 금속노조는 협상에서 저들이 물러서지 않으면 3월 12일에 경주에서 금속노동자대회를 열겠다고 선언했고, 이어서 전국노동자대회도 추진하기로 했다. 

대림자동차 해고자들이 본관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던 창원에서도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지역 노동자대회를 열고 연대 파업을 하겠다고 나섰다. 

무엇보다 대량 해고에 맞선 격돌이 다가오는 금호타이어에서도 연대가 건설되고 있다.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가 4월 1일 지역 연대 파업을 선언한 것이다. 이런 상황들은 저들의 공격만큼이나 노동자들의 저항도 치열해지면서 연대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런 압력 속에서 민주노총 지도부도 3월 27일 1만 명이 집결하는 집회를 예고했다. 

이명박 정부는 이러 저항과 연대가 확대되지 못하도록 온갖 탄압과 이간질을 해대며 고통전가를 밀어붙일 것이다. 그러나 전 한국금융연구원장 이동걸도 지적하듯이 이명박은 “임기 중반 이후 레임덕도 있을 것을 감안해 초조감에 사로잡혀 마구 밀어붙이는 것”이며 이것은 그가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한진중공업, 현대차 전주공장, 금속노조 경주지부 등이 보여 준 가능성을 더욱 확대 강화하며 그리스 노동자들처럼 경제 위기 고통전가에 맞서는 투쟁을 전진시켜야 한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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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노동자들이 삭감에 맞서 또다시 총파업을 벌이다

매튜 쿡슨 (영국의 반자본주의 주간지 <소셜리스트 워커> 기자)

그리스 정치인과 사장 들이 더 많은 긴축을 요구하는 시점에서, 그리스 노동자들은 긴축 정책에 맞선 투쟁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번 주 목요일[3월 11일] 세 번째 총파업이 있을 것이다.

유럽연합 지도자들은 유럽연합과 IMF 중 누가 그리스의 긴축 정책을 감독해야 할지를 놓고 서로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이 논쟁은 1980년대 아프리카,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에 강요됐던 ‘구조조정 정책’과 똑같은 정책을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관철시킬 것인가 하는 논쟁이다.

그러나 사장들이 최선의 공격법을 놓고 논쟁하는 동안, 노동자들이 반격에 나섰다.

지난주 금요일[3월 5일] 세 시간 총파업은 그리스 전국을 뒤흔들었다.

점거

그리스 반자본주의 주간지 <노동자 연대>의 편집자 파노스 가르가나스는 “이곳에서 정말 대단한 일이 벌어지고 있고, 노동자들의 사기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고 말했다.

“금요일 총파업을 앞두고 곳곳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일부 노조들은 금요일 종일 파업을 벌였습니다.

“노동자들은 의회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고 경찰이 최루가스를 발사하자 경찰과 충돌했습니다.

“조세 노동자들은 월요일과 목요일에 파업을 벌였습니다. 올림픽항공의 해고 노동자들은 재무부의 일부 사무실을 점거했고 아직도 점거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쓰레기 수거 노동자들은 아테네의 주요 쓰레기 집하장을 폐쇄했습니다. 교사들은 5일 연속 파업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법원 공무원들은 매일 몇 시간씩 파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국가 인쇄국 노동자들은 긴축 정책이 포함된 법령집의 인쇄를 거부했고 이번 주 월요일[3월 1일]까지 작업장을 점거했습니다.

“어떤 법이든 그것이 공식 법이 되려면 공식 출판물로 출간돼야 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여론 조사를 보면, 70퍼센트가 넘는 사람들이 공공부문 임금 삭감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정부 정책 중 유일하게 인정받는 것은 요트 같은 사치품에 대한 세금을 올린다는 계획입니다.”

이 파업들은 모두 그리스 총리 파판드레우가 추가 긴축 조처를 발표한 뒤 터져 나왔다.

추가 긴축 조처는 공공부문 노동자 보너스를 30퍼센트 줄이고, 부가가치세를 2퍼센트 올리고 국가 연금을 동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이런 조처들로 43억 파운드[약 7조 3천억 원]를 절약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스 정부는 추가 긴축안을 발표하기 전에 이미 공공부문 임금 동결, 퇴직 연령 인상과 수당 10퍼센트 삭감을 발표했다.

파판드레우는 며칠에 걸쳐 독일 총리 메르켈, 프랑스 총리 사르코지와 미국 대통령 오바마 등을 만났다.

그는 그리스 정부가 그들이 요구한 조처들을 도입할 것이고,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안심시키려 했다.

그리스 노동자들의 투쟁은 전 유럽 노동자들에게 대단히 중요한 투쟁이다.

인트라콤텔레콤 노조의 운영위원인 바실리스 실라이디스는 이렇게 말했다.

“이것은 시작일 뿐입니다.

“그리스 정부는 민간부문과 공공부문을 가리지 않고 노동자들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으려 합니다.

“이것은 전 유럽 노동자들, 특히 그리스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영국, 스페인과 포르투갈 노동자들에게 중요한 점을 보여 줍니다.

“그리스는 지금 저들의 실험장입니다. 만약 저들이 그리스에서 성공한다면 다른 나라에서도 똑같은 짓을 벌일 것입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연대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만들지 않은 위기의 대가를 치를 수 없습니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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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투쟁은 전 유럽적 위기의 표현이다

알렉스 캘리니코스

한편으로 그리스 위기는 시장이 어떻게 공갈협박을 하는지 보여 주는 흔한 사례다. 그리스는 자국 통화를 버리고 유로화를 채택했고, 세계 최강 경제 중 하나인 독일 경제와 가까워질 수 있었다.

그 덕분에 그리스 국가는 낮은 이자율로 정부 채권을 발행해 돈을 빌릴 수 있었다. 그래서 2000년대 중반에 그리스는 신용 호황을 누릴 수 있었다. 그러나 그 호황은 곧 끝났다.

지금 그리스 위기를 악화시키고 있는 은행들은 자국 정부의 엄청난 지원 덕분에 살아남은 은행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이제 그 결과로 정부 차입이 늘어난 것에 분노하면서 정부들이 긴축 정책을 도입하고 공공서비스를 삭감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리스가 특별히 더 취약한 것은 그리스 경제가 상대적으로 작고 약하기 때문이다. 또, 금융권이 그리스 정치 엘리트들이 과연 긴축 정책을 도입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은 참으로 뻔뻔하다. 지금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2001년 유로화 출범 당시 골드만삭스 ― 아마도 월가에서 가장 미움받는 은행일 것이다 ― 가 그리스의 부채 규모 조작을 어떻게 도왔는지 조사하고 있다.

현 그리스 사회당 정부는 궁지에 몰렸다. 그리스 정부는 만기일이 돌아오는 채권을 처리하기 위해 앞으로 석 달 동안 2백억 파운드[약 34조 원]를 빌려야 한다. 정부는 2월에 발표한 긴축안에 시장이 만족하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2월 25일에 그리스 국채 가격이 추락했다. 그리스 총리 파판드레우는 유럽연합이 요구한 추가 긴축 정책을 이 야수들에게 던져 주려고 한다. 추가 긴축안의 규모는 국가 소득의 1.5퍼센트, 즉 이전 긴축안의 세 곱절일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의 위기는 또한 유로존의 거인인 독일의 위기이기도 하다. 1998∼2005년 ‘적록 연정’[독일 사민당과 녹색당 연정] 아래 독일은 임금을 낮추고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고통스러운 경제 개편 과정을 거쳤다.

중국과 비슷하게, 독일도 제조업 수출이 경제의 중심인 국가다. 공통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워싱턴 포스트>는 이렇게 지적했다.

“독일이 유로화 통용 지역 내 다른 국가들과 맺는 관계는 중국이 미국과 맺는 관계와 다르지 않다. 즉, 한쪽은 공급자이자 채권자의 구실을 하고 다른 쪽은 과잉 소비자 구실을 하는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그리스,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대한 독일의 수출은 각각 66퍼센트, 59퍼센트, 그리고 30퍼센트가 늘었다. 이제 독일은 사우디아라비아 다음으로 무역흑자 액수가 많은 나라다.

“독일 은행들은 그리스, 스페인과 포르투갈 채권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그러나 이들 나라에 대한 독일의 수입 규모는 상대적으로 적다.”

유럽의 소국 경제들은 유로화 통용 지역에 가입하는 대가로 자국 기업들을 막강한 경쟁자에게 노출시켰다. 게다가, 그들은 이제 유로화를 사용하기 때문에 자국 통화를 평가 절하해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을 채택할 수도 없다.

특혜

그래서 독일이 그리스를 구제해야 한다는 압력이 점점 커지는 것이다. 지금까지 독일 총리 메르켈은 그런 선택을 거부해 왔다. 지금 독일 언론들은 그리스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누리는 ‘특혜’에 관한 온갖 황당한 얘기들을 퍼뜨리고 있다.

그리스 노동자들은 유럽에서 가장 전투적인 노동자 집단일 것이다. 2월 말 총파업 이후, 그리스 지배계급은 이번에는 ‘노동자들의 12월’ ― 2008년 12월 그리스를 뒤흔든 청년 반란의 노동자판 ― 이 발생할까 봐 걱정한다.

따라서 2월 26일에 도이치은행의 회장 요제프 아커만이 아마도 구제안을 논의하려고 아테네에서 그리스 총리를 만난 것은 놀랍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그리스는 유로화 통용 지역 생산에서 2~3퍼센트를 차지하는 작은 경제다. 그러나 스페인은 거의 12퍼센트에 육박한다.

3월 1일 <파이낸셜 타임스>의 헤드라인은 ‘시장이 스페인을 벌주려 한다’였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그리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건 시장은 곧 유로화 통용 지역 내 또 다른 취약한 경제로 눈을 돌릴 것이다” 하고 보도했다.

야수들은 아직도 배가 고프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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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김상곤 기소

“‘김상곤 바람’을 잠재우려는 정치 탄압입니다”

이현주 기자 hyunju43@left21.com

지난 3월 5일 검찰이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을 직무유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김상곤 교육감이 경기도 소속 시국선언 교사들에 대한 “징계 의뢰”를 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애초에 시국선언 교사들을 징계하겠다는 것 자체가 부당하다. 경기도 소속 징계 대상자인 전교조 유정희 사무처장은 표현의 자유가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고 말했다. 

“몇십 년 동안 서명을 수차례 했는데, 서명 한 것으로 징계 대상이 되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어요. 이메일, 문자 휴대폰, 계좌까지 다 추적당하고 다 뒤져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1989년에도 이런 적은 없었어요. 

“대전지법에서 ‘인간은 원래 정치적인 존재며, 모든 사회적 행위는 정치성을 띤다. [교사도] 비판 권리가 있다’면서 시국선언은 무죄라고 판결했어요. 공무원이나 교사가 이런 권리를 모두 박탈당하면 사회가 견제 장치를 상실하는 비상식적인 사회가 되는 것 아닌가요?” 

이번 검찰 기소는 누가 봐도 김 교육감에 대한 정치적 탄압이다. 또 다른 경기도 소속 징계 대상자인 박석균 전교조 부위원장은 이번 검찰 기소를 “김상곤의 파워가 6월 선거에서 미칠 영향을 제어하고 ‘김상곤 바람’을 잠재우려는 정부의 불법적 정치행위”라고 규정했다. 

또, “지난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 그런 것처럼 ‘전교조에게 교육을 맡길 수 없다’는 식의 구호를 내걸면서 전교조 대 반(反)전교조 구도로 선거를 몰고 가려는”(유정희) 시도이기도 하다. 

정부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김 교육감을 흠집내려고 한다. 최근 교과부는 경기도 교육청을 종합감사하려고 대대적으로 물적ㆍ인적 역량을 총동원했다. 그러나 “경기도 교육청이 아니라 서울시 교육청이나 비리 감사를 제대로 해야 한다.”(유정희) 

정부의 공격은 오히려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정부가 김상곤 교육감을 탄압하면 할수록 김 교육감은 “민주주의를 지키고 잘못된 이명박 교육 정책에 맞서 싸우는 상징”(유정희)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 부위원장은 “김상곤 교육감에 대한 경기도민, 교사ㆍ학부모ㆍ학생 들의 지지는 연예인 못지 않다”고 전하며 6월 선거에서 “현 정부의 잘못된 교육 정책, 잘못된 법 적용을 심판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명박의 교육 정책에 반대하는 전국의 모든 이들에게 김상곤 교육감은 ‘희망’이다. 저들의 공격에서 김 교육감을 지켜내고 전국 곳곳에 제2, 제3의 김상곤을 만들어야 한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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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 분단을 더욱 강화하는 외고생 우대

강동훈 기자 kdh@left21.com

지난 3월 7일 권영길 의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서울대ㆍ연세대ㆍ고려대의 합격자 가운데 외국어고 출신 비율이 지난해보다 더 늘어났다. 

외고 출신이 많이 진학하는 인문사회계열에서는 특히 외고 출신자들의 비율이 높다. 연세대 인문사회계열은 합격자의 절반가량, 고려대 인문사회계열은 40퍼센트가 외고 출신이다. 이 때문에 “연ㆍ고대는 외고 연합동문회”라는 말이 나오고 있을 정도다.

전체 학생 중 1.3퍼센트밖에 안 되는 외고생들이 주요 대학, 특히 명문 사립대학들에 많이 진학하는 이유는 주요 대학들이 외고생들에게 유리한 입시제도를 계속 도입해 사실상 고교등급제를 시행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교등급제는 다른 형태의 기여입학제이기도 하다.

우선, 이 대학들은 오래전부터 내신 비중을 줄이려고 노력해 왔다. 연ㆍ고대는 정시모집에서 수능 점수만으로 뽑는 ‘수능 1백 퍼센트 전형’을 50퍼센트로 유지하다가 2010학년도 입시에서는 이 비율을 나란히 70퍼센트로 늘렸다. 이는 내신점수가 낮은 외고생들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다.

둘째, ‘세계선도인재’(고려대), ‘글로벌 리더’(연세대)와 같은 전형으로 뽑는 학생수를 계속 늘리면서, 이 전형의 지원 조건으로 토익ㆍ토플 등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요구해 사실상 외고 출신만 지원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명문 대학들이 ‘대학입시 자율화’를 요구하고, 이처럼 외고생들에 집착하는 것은 부유한 상류층 학생을 많이 뽑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대학 동문이 상류층이라면 기부금을 많이 받을 수 있고, 기업 경영진이라면 기업 기부금도 받기 쉽다. 

각 대학들이 등록금을 올리고 적립금을 쌓으며 벌이는 ‘자산 불리기’ 경쟁도 이와 관련이 있다. 대신 명문 대학들은 상류층 자녀에 졸업장을 발급해 이들이 다시 상류층으로 진출하는 데 날개를 달아 주는 것이다.

정운찬 총리는 지난 3월 3일 “고교등급제 [금지]는 현실적으로 이미 무너진 제도”라며 기여입학제ㆍ본고사ㆍ고교등급제를 금지한 ‘3불 정책’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렇게 되면 ‘외고 우대증’을 발급하려고 복잡한 제도를 고안해 내지 않아도 될 것이다.

대학들이 상류층을 맘 놓고 뽑을 수 있도록 이명박 정부가 도입하려는 핵심 정책이 바로 입학사정관제다. 이명박 정부는 대학입시뿐 아니라 외고ㆍ자사고 등의 명문고 입시에서도 온전히 입학사정관으로 뽑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상류층 학생들은 초ㆍ중등학교에서부터 평범한 가정의 학생들과 분리돼 별도의 교육을 받으며 손쉽게 명문 대학에 입학하게 될 것이다. 반면, 평범한 가정의 학생들은 더 좁아진 명문 대학의 입학문을 통과하려고 더욱 사교육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교육에 시장을 도입하려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은 경쟁을 강화할 뿐 아니라 계급 차별을 강화하는 것을 뜻한다. 우익들은 경쟁 강화를 내세우며 고교평준화 폐지를 주장하지만 이것은 결국 계급 구분선을 또렷이 하는 것이기도 하다.

외고를 비롯한 특목고ㆍ자사고 등을 폐지해 고교평준화를 정상화하고, 대학평준화로 입시 경쟁을 없애지 못하면 교육 불평등은 더 심각해지고 학생들의 고통도 커질 수밖에 없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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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을 모욕한 주성영과 싸워 이기고 싶습니다”

김지윤 (‘고대녀’로 알려진 고려대 학생)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내가 고대생이 아니라고 발언한 한나라당 의원 주성영이 결국 명예훼손에 손해배상을 하라는 법원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했다. 

주성영은 자신의 주장은 단지 내가 “특정한 당적을 가지지 않은 일반 시민인지 여부에 초점”이 있었을 뿐이며 “촛불집회 주도자가 선량한 시민이라는 반대 패널 진중권 교수의 주장을 반박하는 차원”에서 한 것이었다고 말한다. 결국 촛불집회에 불순한 배후 세력이 있다고 주장하려 했다는 것을 고백한 꼴이다. 

재판 내내 보좌관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던 주성영은 이제 더 황당하고 억지스런 주장을 늘어놓고 있다. 주성영은 내가 고대생이 아니라는 주장도 완전히 허위로 보기는 어렵다는 억지 주장까지 내놨다. 가처분 승소로 복학했지만 2008년 당시에 퇴학 무효 소송이 진행중이었기 때문에 엄밀하게는 재학생이 아니라는 것이다. 

출교생들은 정당한 복학 절차를 거쳐 여느 학생과 다름없는 학교  생활을 했고, 이는 <경향신문> 등 언론에도 기사화됐다. 그런데도 주성영은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것으로도 성에 차지 않았는지 이미 법원에서 기각한 맞소송도 다시 제기했다.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나를] 거짓말쟁이로 몰아 우리 운동을 깎아내리려 했다”는 내 발언이 명백히 명예훼손이며, “입만 열면 망언”, “주성영의 뇌 구조”같이 내 친구들이 만든 팻말 문안이 모욕적이고 경멸적이라는 것이다. 주성영은 지난해 말 패소한 후에도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 

이번 항소 외에도 주성영은 끊임없이 우파적 색채를 드러내며 많은 사람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그는 얼마 전 “진보그룹이 대한민국이 금메달을 따는 데 자꾸 방해하는 어떤 세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의 국정 철학 덕에 금메달을 땄다는 청와대 대변인 이동관의 발언에 견줘 전혀 뒤지지 않는 황당한 발언이다.

또 남녘 통일 애국열사 추모제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교사가 무죄를 선고받자 “남북문제와 빨치산 행태에 관한 판단이 미숙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잘못된 이념을 갖고 있는 성향의 판사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말도 했다. 공안검사 출신다운 주장이다. 

우리법연구회를 두고도 “이념적 편향성을 갖고 법원에 공식 등록도 안 된 옛날 군대 같은 조직은 해소할 때가 됐다” 하고 말했다. 

이런 자와 맞붙는 싸움에서 결코 지고 싶지 않다. 비록 벌써 소송을 시작한 지 1년 8개월째 접어들지만 포기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주성영은 세간의 관심이 줄고 내가 지치기만을 기다리는 듯하다. 게다가 맞소송을 걸어 나를 위축시키고 싶을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촛불 운동을 지지했던 많은 분들이 함께 싸워 준다면 큰 힘이 될 것이다. 소송 비용도 아직 학생인 나에게 많은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다시 한 번 이길 수 있도록 지지와 응원 부탁드린다. 

소송 비용 마련을 위한 후원계좌

국민은행 016702-04-040186

예금주 김지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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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요지경

“정부가 만드는 자료들을 보면 절박감이 느껴지지 않고 너무 구태의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 번도 일자리 걱정을 안 해 본 엘리트들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제 얼굴에 침 뱉는 이명박

이명박: “약자에게 일자리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작년부터 사회적기업에 관심이 많다”

사회적기업 대표: “대통령께서 [사회적기업에] 직접 투자를 해 달라”

이명박: “내가 [재산을 사회기부로] 다 내버려서 … ”

관심만 많은 이명박

“얼치기 좌파들이 내세우는 국민 현혹 공약”

무상급식에 관해 한나라당 홍준표

“순간의 실수나 과오가 영원히 주홍글씨로 남아야 하느냐”

성희롱한 전 제주도지사 우근민을 복당시키며 민주당 대변인 노영민

“제 아버지도 자신이 노동자라는 얘기를 많이 하셨다. 아버지는 과거 노동운동의 신성함, 노동의 가치를 저에게 많이 얘기 해 주셨다”

정몽준, 믿거나 말거나

“당당히 권력과 맞서겠다. 남자의 약속은 문서보다 강한 게 말이다. 약속 지키지 못하면 사원들이 저를 한강에 매달아 버리세요”

MBC ‘낙하산’ 사장 김재철

“교사는 장학사 시켜 달라고 장학사한테 수천만 원씩 상납하고, 장학사는 그 윗선에 잘 봐 달라고 상납을 하고, 그 윗선은 그 윗선에게 … 니들이 무슨 피라미드야! 회사는 이집트에 있어? 아니 스핑크스가 사장이야?”

<개그콘서트>의 ‘동혁이 형’

“동혁이 형의 샤우팅에는 제도와 원칙을 무시한 대중적 선동적 언어가 난무한다 … 대한민국의 정체성인 자유시장 경제원칙도 과감히 무시되고, 포퓰리즘적 요구에 타협을 강요하기도 한다”

보수 성향의 방송개혁시민연대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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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엄 촘스키 등이 볼리비아 기후변화 세계민중회의를 지지하다

장호종 기자 rednuc@left21.com

지난해 말 유엔 기후변화회의가 아무 성과 없이 끝나고 며칠 뒤 볼리비아의 모랄레스 대통령이 코펜하겐 회의 실패를 비판하며 “지구의 권리와 기후변화에 대한 세계민중회의”를 개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회의는 4월 20~22일에 볼리비아 코차밤바에서 개최된다.

회의 소집 대상에 정부들도 포함돼 있긴 하지만, 이 회의는 코펜하겐 회담장 밖에서 행진한 10만여 명이 보여 준 기후정의 운동의 일부다.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사회포럼과 유엔 기후변화회의가 열린 코펜하겐에서 개최된 대항 포럼인 클리마포럼2009에 참가한 단체들도 이 회의가 전 세계적 기후정의 운동의 일부임을 확인하고 지지를 표명했다.

“기후가 아니라 체제를 바꿔라” 하는 구호처럼 기후변화 세계민중회의도 체제의 문제를 제기한다. 이 회의를 준비하는 17개 연구 그룹 중 하나인 ‘구조적 원인’ 연구 그룹은 참가 신청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 그룹의 연구 목표가 “자본주의 체제에서의 발전과 인간의 삶이 왜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온실가스 배출을 늘리게 만드는지 밝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노엄 촘스키,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등 저명한 인사들과 비아 캄페시나, 지구의 벗, 350.org 등 2백41개 단체가 이 행사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라틴아메리카 등 남반구 나라들에 기반을 둔 단체들의 참가가 두드러지지만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도 많은 단체들이 참가 의사를 밝혔다. 

모랄레스 정부는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해외 참가자만 해도 5천여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4월 20일에 코차밤바 외곽에 있는 띠키파야 호텔에서 열리는 개막식은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직접 주관할 예정이다. 근처에 있는 바예 대학에서 사흘 동안 행사가 진행된다. 

한국에서도 다함께, 보건의료단체연합 등이 이 회의에 참가할 예정이고, <레프트21>도 현지 취재를 할 기자를 파견할 것이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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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이 포르투갈을 뒤흔들다

쿠스타보 토시아키 (포르투갈 좌파 언론 <이스쿠에르다>[좌파] 기자)

포르투갈 노동자 수십만 명이 지난주 목요일[3월 4일] 총파업에 참가했다.

쓰레기 수거 서비스가 중단됐고 학교 수백 곳이 문을 닫고 많은 보건의료 노동자들도 파업에 동참했다.

조세노조의 부위원장인 마르셀루 카스트루는 조세 부문에서 80퍼센트 이상의 노동자들이 파업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참으로 역사적인 파업입니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파업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국가기술자노조의 한 노조원은 “사람들은 정부가 공공부문 노동자들에 대한 융단 폭격을 중단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하고 말했다.

행정공무원노조연합의 아나 아보일라는 노동자들이 추가 행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4월과 5월에 파장이 큰 행동과 시위를 벌일 것입니다. 우리가 아직 가지고 있는 작은 혜택들을 잃지 않으려면 계속 싸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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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을 궁지에 몰아넣을 낙태 단속 중단하라

최미진 기자 lionlady@left21.com

최미진 기자 lionlady@left21.com

‘프로라이프 의사회’가 낙태 시술 병원을 고발한 것도 모자라, 이제 정부가 직접 낙태 단속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불법 인공임신중절예방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의 핵심은 ‘불법 낙태 신고 센터’를 만들어 낙태 시술 산부인과를 제명하겠다는 것이다.  

원치 않는 임신으로 고민하는 여성들을 위해 핫라인을 설치하겠다고 하지만, 상담의 목적은  낙태를 원하는 여성들에게 아이를 낳으라고 도덕적 압력을 넣는 것이다. 

청소년 한부모 ‘자립’을 돕겠다면서 한 달에 겨우 양육비 10만 원 쥐어주고 애를 낳으라는 어처구니없는 대책도 포함됐다. 

그런데도 ‘프로라이프 의사회’는 정부가 더 강력히 단속에 나서지 않는다며 처벌을 부추기고 있다. 

이들은 심지어 매우 제한돼 있는 현행 낙태 허용 사유조차 폐지하고 ‘임신 유지가 모체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이 명백한 경우’에만 낙태를 허용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것은 강간으로 임신해 낙태하는 경우도 처벌하라는 것이다!

정부는 ‘각계’가 참여하는 사회‘협의’체 구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회협의체의 목적이 “생명존중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명히 밝힌 만큼, 결국 낙태 단속을 합리화하는 기구가 될 것이다. 

따라서 진보적 여성단체들은 이 협의체에 ‘개입’할 것이 아니라, 사회협의체의 불순한 목적을 폭로하고 낙태 단속에 반대하는 운동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가 ‘낙태 처벌에 반대하는 여성계도 참가했다’며 협의체를 미화하는 데 악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극을 막기 위해 

이미 산부인과의 90퍼센트가 낙태 시술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정책은 여성들을 더 궁지에 몰아넣을 것이다. 

마땅한 낙태시술소를 찾지 못해 눈물로 밤을 지새우다 혼자 낙태를 시도하거나, 예전보다 열 배 이상 오른 낙태 비용을 마련하느라 경제적 곤란을 겪을 것이다. 

10대 청소년들이 낙태할 시기를 놓쳐 영아를 유기하는 일도 곧 벌어질 것이다. 처벌받을까 봐 수술을 미루고 미루다가 위험천만한 후기 낙태를 하는 여성들도 생겨날 것이다. 또, 치솟은 수술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무면허 의사에게 몸을 맡겼다가 몸이 망가지는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다. 

이런 비극이 벌어지기 전에 낙태 단속을 중단시켜야 한다. 

첫걸음을 내딛은 낙태 단속 반대 운동 

102주년 3ㆍ8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낙태 처벌에 반대하는 운동이 기지개를 켰다. 

올해 2월부터 ‘프로라이프 의사회’의 고발 위협이 현실이 되자 여성ㆍ진보 단체들은 ‘임신ㆍ출산 결정권을 위한 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를 결성하고, 낙태 단속에 반대하는 선언식을 조직했다. 이 선언문에는 스물 네 단체가 연명했다. 1차 성명에 단체 열 곳이 참가한 것보다 더 확대된 것이다. 

민주노총이 주관한 3ㆍ8 세계 여성의 날 집회에서 ‘낙태 단속ㆍ강화 반대’가 주요 요구에 포함된 것도 매우 큰 진전이다. 

앞으로도 진보진영은 우파와 정부의 마녀사냥에서 여성의 삶을 지킨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발걸음을 재촉해야 한다. 

생명존중 논리의 본질

낙태 단속 반대 운동은 낙태가 추상적 윤리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문제라는 점을 알려 나가야 한다.

다함께가 주최한 ‘낙태 금지 논란, 어떻게 봐야 하는가’ 토론회에서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실장이 폭로했듯이, ‘프로라이프 의사회’는 마치 ‘생명을 존중’하는 것처럼 주장하지만, 그 대표적 인물인 의사 심상덕은 정부가 임산부 산전 진찰에 의료보험을 적용하려 할 때 이에 반대했다. 

장애인 운동에 기여한 적도 없고, 여성의 보육 부담에는 관심도 없었던 ‘프로라이프 의사회’가 갑자기 장애인과 여성의 ‘수호천사’ 행세를 하는 것은 위선이다.  

이는 낙태 단속에 반대하는 여론을 무마하려는 속임수일 뿐이다.  

‘프로라이프 의사회’는 강간한 남성의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로 여성의 삶이 망가지는 것에 대해서는 잔인하리만치 무관심하다. 

미국에서도 낙태 금지를 요구하는 우파들은 여성차별금지법과 동성애 권리 보장에 반대했고, 전쟁과 사형제를 적극 지지했다. 

취임 직후 ‘생명 존중’ 기치를 내세우며 낙태권 공격에 돌입했던 부시 정부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어린 아이 수십만 명을 죽여 놓고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희생”이라고 했다.

미국 프로라이프 운동의 우파들은 클린턴 정부 때 빈곤층 아이들과 여성들 3백만 명을 더 깊은 빈곤의 나락으로 빠뜨릴 복지 개악안을 지지했고, 흑인 싱글맘을 공격하는 데서도 앞장섰다.

더 폭넓은 공격의 일부 

낙태를 단속하려는 시도는 여성의 삶을 여성 스스로 계획하고 통제할 권리를 공격하는 것이다. 따라서 여성차별에 반대하는 사람이라면 낙태 단속에도 반대해야 한다. 

한편, 적지 않은 민주노총 노동자들이나 진보정당 당원들이 흔히 낙태를 임신한 여성 개인의 문제, 노동자와는 별 상관 없는 문제로 여긴다. 

그러나 낙태 문제는 여성 문제임과 동시에 계급 문제이기도 하다. 낙태 단속이 강화되면 부자 여성들은 비싼 돈을 들여 안전한 수술을 받고 편히 쉴 수 있지만, 노동계급 여성은 그럴 수 없다.

또, 낙태권 공격은 단지 여성들만 노리는 것이 아니다. 미국과 영국에서 우파들은 늘 사회를 우경화시키고 노동계급의 생활 수준과 진보운동이 성취해 온 성과들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낙태 쟁점을 이용해 왔다.

대중 운동

지금 한국의 우파들이 낙태권을 본격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한 것도 경제 위기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노동계급의 저항을 단속하고 고통을 강요하려는 시도와 관계있다. 

낙태하는 여성을 비난하는 분위기는 노동계급과 진보운동이 경제 위기 고통전가에 맞서 효과적으로 결속하는 데도 해로울 것이다. 

미국과 영국에서 낙태는 우파들이 수십 년간 애용한 쟁점이었다. 낙태가 합법이 된 후에도 우파들은 수시로 낙태 권리를 야금야금 공격해 왔다. 이때마다 낙태권 옹호 진영은 저항을 조직해야 했다. 그래서 낙태 문제는 수십 년 동안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 돼 왔다.

따라서 한국의 낙태권 옹호 운동도 낙태 단속 문제를 단기 쟁점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낙태 단속 반대 운동을 확산시키기 위해 대중적 선전을 해야 하고, 낙태 단속에 반대하는 의사ㆍ간호사ㆍ교사 등 각계의 지지를 최대한 모아야 한다. 

무엇보다 작업장과 노동조합에서 낙태 단속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행동에 동참하도록 조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노동자들이 고유의 집단적 힘을 발휘해 낙태 단속 반대 운동을 강력히 뒷받침한다면 우파의 시도를 저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원동력이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민주노총이 주관한 세계 여성의 날 집회가 낙태 단속 반대를 내세운 것은 중요한 진전이다. 

다함께와 글로컬페미니즘학교가 네트워크에 제안해, 낙태 처벌 반대 선언식에서 민주노총이 주도하는 ‘3ㆍ8 세계 여성의 날 집회 공동기획단’의 연대 메시지가 발표되기도 했다(민주노총이 네트워크에 참여한다면 낙태권 옹호 운동 건설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파의 낙태권 공격에 맞서 광범하게 단결해 대중 운동을 건설해 나가자.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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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영화

<더 월>

최미진 기자 lionlady@left21.com

지난 수십 년간 낙태 논쟁이 중요한 사회적 쟁점이 돼 온 미국을 배경으로, 낙태를 둘러싼 세 가지 이야기를 풀어낸다. 

데미 무어가 주연한 첫 편은 낙태를 처벌하던 1952년에 한 여성 노동자가 낙태를 결심하고 불법 낙태 시술을 받는 과정을 그렸다. 

둘째 편은 경제 위기 시기인 1974년에 이미 네 아이를 낳은 여성이 정말 하고 싶은 공부를 포기하고 경제적 어려움을 감수하면서 아이를 더 낳아야 할지 고뇌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셋째 편은 1996년이 배경이다. 유부남의 아이를 임신한 대학생이 기독교도임에도 낙태를 결심하는 과정을 그렸다.

미국 기독교 우파들이 신념에 따라 안전한 낙태 시술을 해 주는 여의사를 총으로 쏴 죽이는 장면은 소름이 돋는다. 이것은 실제 사건을 영화화한 것이다.  

이 영화를 다섯 번이나 봤지만, 볼 때마다 낙태 처벌 때문에 죽어 간 여성들이 떠올라 마음이 아프다. 백 마디 말을 듣는 것보다 한번 보기를 추천한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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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소설

≪사이더 하우스≫

이서영

1930년대 대공황기 미국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낙태가 금지된 시대를 이야기한다. 이 소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하는 하나의 진리는, ‘여성이 원한다면,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출산이든 낙태든. 

낙태가 금지된 세계를 존 어빙은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낙태를 하기 위해 독극물을 너무 먹어서 몸이 ‘문스터 치즈’처럼 물렁물렁해져서 죽어 가는 여성, 낙태 시술을 하기 위해 다른 마을에서 매춘을 하는 여성, 가난한데도 돈이 없어서 아이를 낳고 비참해져야만 하는 여성들. 

이 여성들을 방치하는 건 과연 ‘옳은’ 일일까.

루즈벨트 대통령에게 편지를 몇백 통씩 써도 답장이 오지 않자, 라치는 절규한다.

“아이를 책임지라고 할 거면 먼저 아이를 낳을지 말지 선택권을 줘야지. 우리가 원숭이들이야, 뭐야? 이게 민주사회야? 당신들은 그냥 미친 게 아냐, 당신들은 사람 잡아먹는 괴물들이야!”

한국 정부가 낙태 단속에 나서겠다고 한다. 라치의 시대에서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사람 잡아먹는 괴물들이 있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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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회의’에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

김인식 kis@left21.com

수많은 사람들이 6월 2일 지방선거에서 집권당을 패퇴시키고 싶어 한다.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가 2월 4일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정권 심판론’(45.7퍼센트)이 ‘국정 안정론’(38.3퍼센트)보다 우세했다. 

이명박 정권 심판을 위해 야 5당이 후보를 단일화해야 한다는 정서도 강하다. 1월 19일 TNS가 한 여론조사에서 야권 단일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자(48퍼센트)가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자(35.7퍼센트)보다 많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야 5당과 시민단체들이 참여하는 ‘5+4 회의’를 주목한다. ‘5+4 회의’는 자본가 야당과 노동자 진보정당의 선거연합(반MB선거연합)의 맹아다. 

우리는 진보진영과 민주당의 선거연합이 낳을 위험성(계급 협력주의) 때문에 반MB선거연합이 아니라 진보대연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사태는 그렇게 전개되고 있지 않다. 그 이유는 복합적이다. 그중 하나가 진보대연합만으로는 이명박 정부를 지방선거에서 패퇴시킬 수 없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사람들 사이에서 민주당과 진보진영이 선거연합을 해야 한다는 정서가 자라났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민주당을 불신한다. 민주당이 집권했을 당시의 배신적 전력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반한나라당 정서가 매우 강함에도 민주당의 지지율이 20퍼센트 안팎인 까닭이다.

지푸라기

그러나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붙잡으려 하듯이, 많은 사람들이 절박한 심정 때문에 미워도 다시 한 번 민주당을 지지하려 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재보선 선거 때처럼 말이다.

그만큼 이명박 정부에 대한 대중의 반감이 크다. 좌파는 집권당의 패배를 바라는 대중의 여망에 공감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반MB연합에 어떤 환상도 갖지 않고 그 한계를 비판하면서도 지방선거에서 신자유주의 정책과 미국의 침략 전쟁과 한국군 파병을 반대하는 등 진보적 기준에 부합하는 야당 단일 후보에 비판적으로 투표하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후보에게 투표하는 문제는 남는다. ‘5+4 회의’가 최종 합의에 이른 것도 아니고, 후보가 확정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확언하기 어렵다. 이 문제는 후보가 최종 확정된 다음에 구체적인 조건을 면밀히 따져 판단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5+4 회의’ 의 위험성을 경계 해야 한다.

민주노동당의 셈법

민주당은 선거연합 내에서 특권적 지위를 고집한다. 민주당 대표 정세균은 “[자당 지역 후보들을] 중앙당에서 통제할 수 없다”고 고백했다. 정세균이 ‘공동 지방정부’ 구성을 제안한 것도 후보 양보 의사가 별로 없음을 보여 준 것이다.

또, 민주당은 협상 비밀을 지킬 것을 요구한다. 그래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내에서조차 극소수 지도부를 제외하면 협상장 커튼 뒤에서 오가는 얘기를 알지 못한다. 

두 진보정당은 민주당의 “일방적 양보” 강요에 불만을 표하지만, “판을 깨지 않으려 노력”한다. 이것은 군소 진보정당들이 거대 야당인 민주당과 선거연합을 논의하는 순간부터 예고된 그림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민주노동당은 “5+4논의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고 있다.

“반MB퇴진연합은 이번 지방선거의 최고의 가치이자 유일한 기준”(이상규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예비 후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은 반신자유주의 전선이 아니라, 과거 군사독재에 맞서 싸울 때처럼  각계각층이 힘을 합쳐 이명박 정권이 임기를 마치지 못하게 하는 싸움을 펼쳐야 한다.”(김창현 민주노동당 울산시장 예비후보)

반MB연합은 민주노동당의 자주파가 일관되게 고수해 온 전략이다. 그래서 민주노동당은 ‘5+4 회의’의 진척에 크게 고무된 듯하다. 

지난 3월 1일 임시당대회에서 민주노동당은 지방선거의 목표를 큰 폭으로 상향 조정했다. ‘스타’ 정치인은 없지만 기층 조직이 비교적 탄탄하므로 ‘5+4 회의’ 협상을 통해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배출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민주당 같은 자유주의 자본가 정당의 후보와 맞붙는 것을 피할 수 있다면 기대해 봄 직한 시나리오다.

1900년에 창당한 영국 노동당은 1906년 총선에서 29명을 의회에 진출시켰다. 이 중 24명은 자유당 후보와 대결하지 않은 덕분에 당선할 수 있었다.

확실히 선거적 관점에서만 보자면, 반MB선거연합은 민주노동당 같은 군소 진보정당이 의석을 늘릴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선거적 이득의 대가는 첫째, 진보정당들이 좌파적이고 급진적인 정책들을 민주당의 저급한 정책 수준으로 낮춘다는 것이다. 가령, 부유세 같은 정책이 ‘5+4 회의’ 정책 합의문에 빠져 있다. 

둘째, 노동계급의 현안이 배제되거나 주변적 문제로 밀려날 수 있다. 실제로 ‘5+4 회의’는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 문제, 원청 사용자성 인정, 최저임금 등 노동 의제들을 놓고 합의를 보지 못했다.

셋째이자 장차 가장 중요한 문제로 될 수 있는 것은, 노동자 정당들이 자본가 야당인 민주당과 동맹을 유지하려고 노동자 투쟁을 단속해야 하는 처지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 노동자 투쟁이 부활하고 있지만 아직 혁명적 수준으로 고양된 것은 아니다. 그래서 지금으로서는 이 모순이 첨예하게 표출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이미 ‘5+4 회의’가 탑재한 잠재적 위험성을 보여 주는 에피소드들은 몇 차례 있었다. 예컨대, 지난해 쌍용차 투쟁 때 민주노동당은 대량 해고의 대안으로 공기업화 운동을 일으키지 못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민주당의 동의 없이는 의회에서 입법화할 수 없다는 생각이었다. 

요컨대, ‘5+4 회의’는 선거적 관점에서 보자면 달콤한 과실인 듯하지만, 계급투쟁의 관점에서 보자면 진보정당들을 정치적으로 마비시키는 마취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진보신당의 처지

한편, 진보신당은 ‘5+4 회의’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상태다. 

민주당은 ‘5+4 회의’를 “노회찬ㆍ심상정을 모양새 좋게 주저앉히는 자리”로 보는 반면, 진보신당은 “노ㆍ심 투톱 외에 가진 게 없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선거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정당이 까딱하면 자기 당의 ‘간판 스타’를 후보로 내세우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인 것이다. 

진보신당의 내홍은 이런 답답한 처지에서 비롯한다. 

이용길 진보신당 부대표는 ‘5+4 회의’의 합의문 파기를 요구했다. 그는 ‘5+4 회의’ 합의문이 진보신당의 진보대연합 당론에 위배된다며 반대했다. 그러나 모순되게도, ‘5+4 회의’가 “진보 대표정당이 민주노동당이 아닌 진보신당이 돼야 하는 이유”를 검증받을 기회를 빼앗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사실, 진보신당은 몇 달 동안 ‘반MB대안연대’를 강하게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 제안은 반향을 얻지 못했다. 진보신당의 정치적 자기력이 미미한 탓이었다. 그런데도 진보신당은 민주노총의 진보대통합 제안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다 결국 ‘5+4 회의’에 끌려들어 온 것이다. 

진보신당이 “한편으로는 민주대연합의 참여를 강요받고 또 한편에서는 민주노동당과의 통합을 요구받고 있”는 “외로운 상황”(노회찬 진보신당 대표)으로 몰린 것에는 그 당이 자초한 점도 없지 않다.

진보신당의 주요 리더들은 2008년 민주노동당 분당 당시 민주노동당이 ‘열린우리당 2중대’로 비친 것이 민주노동당 위기의 원인 중 하나였다고 주장했다. 

그런 그들이 지금 자본가 야당과 선거연합을 하겠다고 한다. “일을 진척시켜 나가는 데 민주당이 많은 잘못을 했고 이것이 논의를 불편하게 하지만 대승적으로 선거 관련 협상에서 상쇄할 수 있는 태도 변화를 기대”(정종권 진보신당 부대표)하면서 말이다.

지금 진보신당은 ‘5+4 회의’에서 남아 있자니 얻을게 별로 없고 혼자 뛰쳐나가자니 고립되기 십상인 상황에 놓여 있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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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키 리졸브 훈련

강철구

한미연합사령부는 3월 8일 최첨단 대량살상무기를 동원해 ‘키 리졸브’(주요한 결의) 훈련을 시작했다. 

키 리졸브 훈련은 2012년 전시작전통제권 반환과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따라 2008년에 RSOI(한미연합증시증원연습)을 대체한 대규모 한미연합군사훈련이다.  

키 리졸브 훈련은 그동안 한반도에서 긴장을 고조시킨 주요 요인이었다.  

지난해 3월 북한의 반발과 경고에도 단행한 키 리졸브 훈련은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하고 2차 핵실험을 하게 한 주요 계기였다.  

북한에 실질적 위협을 줄 수밖에 없는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은 한반도 해빙을 바라는 사람들의 평화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

한미연합사령부는 키 리졸브 훈련이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른 정례적인 군사연습”일 뿐이고 “대한민국을 외부 침략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훈련”이라고 변명했다.  

그러나 미국 본토와 괌, 오키나와 등지에 있는 살인병기들을 총동원하는 키 리졸브는 단지 방어용 훈련이 아니다. 

핵 추진 항공모함과 핵 추진 잠수함을 동원한 지난해 키 리졸브 훈련 때는 압록강까지 진격하는 훈련을 하기도 했다. 

침략전쟁 예행연습

키 리졸브 훈련은 북한의 급변사태를 상정한 작전계획 5029와도 연관이 있다. 

‘작전계획 5029’는 북한에서 쿠데타, 주민 폭동 등 ‘급변사태’가 발생하면 “선도적 예방”을 위해 북한을 무력으로 점령하겠다는 침략 계획이다.    

한미연합사령관 월터 샤프도 지난해 4월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연설에서 “북한의 우발 상황에 대비한 계획을 연습했고, 우발 상황 때 적용이 가능하다”고 인정했다.  

더구나 국방장관 김태영이 걸핏하면 ‘선제공격’ 운운하는 것을 보면, 키 리졸브 훈련이 “선제공격을 위한 전쟁 연습”이라며 북한이 반발할 만도 하다.    

키 리졸브 훈련은 동북아에서 군비 경쟁과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북한은 “미국의 군사적 위협이 계속되면 핵 억제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고, 중국은 몇 년 전부터 러시아와 합동군사훈련을 벌인 데 이어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 규모 군사 훈련을 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미군이 자신들의 국경에 근접하는 것을 허용하기보다는 그 지역을 먼저 점령하기를 원할 수 있다. 

전 국방장관 이상희는 2008년 말에 “북한의 급변사태나 불안정 사태가 발생할 경우 중국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 과정에서 동북아에서 위험천만한 군사적 갈등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동북아에서 군비경쟁을 가속화하고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키 리졸브 훈련은 중단돼야 한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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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승리의 비결을 말한다

조명지 다함께 노동조합팀

전면파업으로 정리해고를 중단시킨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은 “물러서지 않고 싸운 것이 승리의 비결”이라고 말한다. 

“지난 두 달간 뭐든 했어요. 부산 시내도 매일 돌아다니고, 서울 가서 집회도 하고, 임금이 깎이는 것도 마다 않고 잔업 거부, 부분파업도 계속했습니다.” 

“팀장들이 돌아다니며 ‘몇 푼이라도 쥐어 줄 때 명예퇴직해라, 나중에는 한 달 치 월급만 받고 나가야 한다. 그렇게 쫓겨나면 갈 데도 없다’고 했습니다. 입사한 지 일 년도 안 된 막내한테도 [해고] 명단 통보를 했어요. 명단에 들어간 사람이 하도 많으니까 나중에는 악만 남더라고요. 조합이 전면파업도 예고한 마당에 그래 한번 붙어 보자 한 거지요.”

총파업 전야제가 열린 2월 25일, 공장에 모인 노동자들은 묶어 놓은 깃대가 부러질 정도로 광풍이 이는 폭우 속에서도 한 치 흔들림이 없었다. “눈빛들이 형형했지요. 사측 관리자들도 다 봤을 거란 말입니다. 더 밀어붙였다간 오히려 큰 싸움 된다는 것을 안 거지요.” 

“2003년에도 그랬어요. 투쟁이 길어지고 김주익하고 곽재규가 죽고 나서는 조합원들이 보이는 게 없으니까 끝까지 가 보자는 심정으로 싸웠어요. 사측이 이러다가 정말 뒤집어지겠구나 싶어서 백기를 들었죠. 그 뒤에 몇 년간 사측이 노조에게 뭐하나 강요하지를 못했어요. 이번에 경제 위기라고 하면서 그동안 노조에게 빼앗긴 주도권을 가져오려고 했는데, 더 밀어붙이면 2003년 꼴 날 거라고 생각한 거죠.”

노동자들은 전면파업 전에 명예퇴직 등으로 공장을 떠난 4백여 동료들 생각에 “가장 가슴 아프고 그래서 승리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고 말한다. “노동조합이 보다 확신을 줬으면 안 나갔을 사람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노동조합이 전면파업 전에 “양보안을 제시한 것은 실수”라는 지적이었다. 

백기

한 조합원은 이렇게 말했다. “50억 양보안 내는 것을 보면서 억수로 불안했어요. 회사가 무능한 영업으로 위기를 초래한 것인데 갑자기 책임이 우리에게도 있다고 인정한 것 아닙니까. 그러다 보니 정리해고가 되냐 안 되냐가 아니라 우리가 어느 정도 책임을 질 거냐 하는 수위를 가지고 논의를 하게 됐어요. 그래서 싸우자는 조합원들 사이에서 비판이 많았어요.” 

실제로 노조가 양보안을 냈지만 사측은 그것을 거부하고 명예퇴직을 받기 시작했고 노동자들이 전면파업에 돌입한 후에야 ‘백기’를 들었다. 양보가 아니라 강력한 투쟁이 사측을 물러서게 한 것이다. 

노동자들은 ‘제2라운드’가 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세계적인 조선업 위기 때문에 구조조정을 밀어붙이려는 사측의 공격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은 하나같이 지금이 “조직 강화를 꾀할 시기”라고 말한다. 

한 하청 노동자는 비정규직과의 단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청 노동자들이 훨씬 많은데, 하청이 손을 같이 놔 줘야 정규직도 파업할 수 있습니다. 함께 싸우자고 손만 내밀면 같이 할 노동자들이 부지기수입니다. 그러려면 1사1노조를 해야 하죠. 2007년 노조 설문조사에서 조합원들 다수도 1사1노조에 동의했습니다. 정규직 노조가 나서면 지금이라도 할 수 있습니다.”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은 금호타이어 소식을 궁금해 했다. “금호타이어가 어떻게 되느냐가 우리한테도 중요합니다. 금호타이어에서 해고하면 우리도 또 해고하려고 할 거 아닙니까?”

나아가 한 조합원은 근본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금은 너희가 책임지라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정도지만 나중에 정말 다 나가라고 할 때 이명박이 만든 조건을 넘어서려면 사회적 투쟁, 정치적 투쟁이 필요합니다. 물량이 하나도 없는 시기가 오면 저들도 순순히 물러서지 않겠죠. 그때는 <레프트21>이 말한 것처럼 우리도 그리스처럼 국가가 책임지라고 말하면서 모두가 싸워야 합니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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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전주공장

비정규직 일자리를 위해 정규직이 잔업을 거부하다

모승훈 다함께 노동조합팀

현대차 전주공장 노동자 3천5백여 명이 비정규직 18명의 해고를 막기 위한 투쟁에 나섰다.

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아름다운 연대”는 경제 위기 고통전가에 시달리는 많은 노동자들에게 큰 위안과 가능성을 보여 줬다.

노동자들이 고용불안에 처한 것은 사측이 버스 판매가 부진하다며 생산 속도를 낮추고 인원을 조정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내가 전주공장에서 만난 한 노조 간부는 “사측은 2년 전에 물량이 많다며 노동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주야맞교대를 실시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재고가 많다며 UPH-DOWN(생산라인 속도 조절)을 요구했다”고 사정을 전했다. 

사측은 버스부 정규직 42명을 다른 부서로 전환배치하고 비정규직 18명을 해고하겠다고 통보했다. 

투쟁은 비정규직 해고 계획을 통보한 다음날부터 시작됐다. 먼저 비정규직 지회가 출근 홍보전을 진행했다. 정규직 노조도 출근 홍보전에 결합했다. 

한 노조 간부는 이렇게 말했다.

“저희 집행부는 각 사업부 간담회, 각 사업부 대표 간담회, 현장위원 간담회 등을 진행하면서 투쟁 수위를 높여 나갔습니다. 결국 버스부는 투쟁 수위를 높여 2일부터 주야 잔업거부를 시작했고, 5일에는 전체 공장에서 잔업을 거부했습니다.”

이런 연대투쟁은 정규직 노동자들이 수십만 원에 달하는 잔업ㆍ특근 수당까지 포기하고 동참했기에 더 빛났다.

버스부의 한 현장위원은 “언젠가는 정규직도 똑같은 상황이 올 것이고, 그때 가서 후회하지 말고 지금부터 투쟁하자”는 생각이었고, “18명의 해고를 막아낸다면 다른 작업장에서도 보고 배울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 비정규직 활동가는 “정규직이 나서니 비정규직도 힘이 났다”고 했다.

잔업 거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단결투쟁에 놀란 사측은 처음에는 ‘3개월 계약연장’, 나중에는 ‘단기직 계약해지 후 그 자리에 비정규직 18명 배치’라는 양보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우리에게는 원청이건, 하청이건, 장기 계약직이건, 단기 계약직이건 다 같이 땀흘리는 평등한 노동자일 뿐”이라며 사측의 양보안을 거부하고 투쟁을 이어갔다. 

그러나 전주공장 사장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고 이미 내 손을 떠났다”며 18명의 고용보장만은 양보하지 않았다. 사측은 정규직ㆍ비정규직 연대 투쟁이 승리할 경우, 전국 곳곳에서 그런 투쟁이 번져갈 가능성을 걱정했을 것이다. 

따라서 잔업과 특근 거부 이상으로 투쟁 수위를 높이고 연대를 확산시키는 것이 필요했다. 

그런데 아쉽게도 버스부 대의원회가 3월 9일에 비정규직 해고 문제는 빠뜨린 채 정규직 전환배치만 합의해 버렸다. 

하지만 18명의 해고를 막아낼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다. 사측이 18명을 해고할 때까지 몇 주간의 시간이 있다. 

다행히 정규직 노조와 활동가들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됐다”며 전체 조합원 서명, 중식 집회 등을 계획하고 있다. 

비정규직 지회도 공장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전체 조합원 간담회를 통해 조직 확대 사업을 적극 펼치기로 했다. 버스부 대의원회도 “책임의식을 갖고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정규직 노조와 현장 활동가들은 이런 의지를 최대한 조직해 18명의 해고를 어떻게든 막아내야 한다. 아직까지 침묵하고 있는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지도부도 하루빨리 전주공장 투쟁을 지지하는 방침을 내고 실질적 연대에 나서야 한다. 

모승훈 다함께 노동조합팀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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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경주지부 연대 파업

“자본의 공격을 막으려면 한 작업장의 문제도 함께 싸워야”

이재환

민주노총 금속노조 경주지부 소속 조합원 3천여 명이 “발레오만도 불법직장폐쇄 철회, 용역깡패 철수와 성실대화 촉구, 강기봉 사장 사죄와 사퇴, 경찰의 노동탄압 중단”등을 요구하며 3월 9일 전면 연대 파업에 돌입했다. 

자동차 부품 회사인 발레오만도는 지난 2월 4일 단체협약을 어기고 일방적으로 경비업무를 외주화(아웃소싱)했다. 

노조가 이에 항의해서 투쟁에 돌입하자 사측은 설 연휴기간인 2월 16일 새벽에 조합원에 대해서만 직장폐쇄를 단행하고 휴대폰 문자로 이를 통보했다. 

발레오만도는 1999년 자본금 1천6백50억 원으로 만도기계 경주공장을 인수했다. 지난 10년 동안 두 번의 감자로 1천1백억 원을 챙겼고, 영업권 상각으로 7백50억 원을 가져갔다. 이 과정에서 주주배당금으로 약 6백억 원을 빼먹기도 했다. 

그리고 조세특례법에 따라 매년 18억 원에서 20억 원 정도의 법인세와 각종 세제혜택을 받았다. 

그런데도 경제 위기 고통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려다가 노조가 반발하자 직장폐쇄까지 한 것이다. 

금속노조 경주지부 최민석 선전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전국적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것이 경주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지부 운영위에서 총파업을 결정했다. 

“여기서 밀리면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경제 위기 속에서 자본의 공격을 막아내려면 한 작업장의 문제도 함께 싸워야 한다는 것을 공감하면서 파업 투쟁에 돌입하게 됐다.”

전통

금속노조 경주지부는 연대 파업의 전통을 간직하고 있다. 지난 2006년에는  동국대 경주캠퍼스 청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복직을 위해 3천 명이 연대 파업을 해 승리했고, 2007년에도 광진상공지회 여성 노동자 강제 희망퇴직에 맞서 네 시간 주야간 파업을 통해 승리한 바 있다. 

2008년에는 사실상 이명박 소유라는 의혹이 있는 ‘다스’에서 민주노조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연대 파업을 추진하다가 사측의 양보를 얻어냈다. 

2009년에도 해고와 직장폐쇄를 통해 인지컨트롤스 노조를 파괴하려는 것에 맞서 연대 파업을 결의했고, 결국 승리했다. 

이에 대해 최민석 선전부장은 연대 투쟁의 교훈을 이렇게 정리했다. 

“처음이 중요한 것 같다. 

“동국대 경주캠퍼스 청소용역 노동자들이 해고에 맞선 싸움에서 어려운 결정을 통해 연대 파업을 해서 승리를 했다. 

“싸워서 져 본 적이 없었고 이 투쟁들에서 배운 경험이 지금까지 오게 만들었다. 

“자본에 맞서 싸워서 이기려면 혼자가 아니라 함께 투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공감이 있어서였다.”

지역 연대파업이 시작되자마자 발레오만도 사측은 즉각 협상에 응했고 이 때문에 연대 파업은 일단 중단됐다. 하지만 협상에서 진전이 없으면 12일부터 파업이 재개될 것이다. 금속노조도 12일 경주에서 ‘금속노동자 대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최민석 선전부장은 “발레오만도 사측에서 직장폐쇄를 철회하고 업무복귀를 인정하면 총파업은 철회되는 것인데, 그게 되지 않으면 전면 총파업 기조를 계속 가져갈 것이다. 승리할 수 있도록 전국적으로 관심을 보내주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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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는 범죄가 아니다

독자편지 | 이미진 (약사)

나는 산부인과 주변 약국에서 일하고 있다. 하루에 수십 명의 여성들이 피임약을 구입하러 온다. 그중 응급피임약을 처방받아서 오는 여성들은 내가 여성임에도 쭈뼛쭈뼛 처방전을 내민다. 나 역시 약을 숨겨 주면서 속삭이듯이 복약상담을 한다. 그럼 그 여성은 약 한 알을 꿀꺽 삼켜 버리곤 죄인인 양 약국을 황급히 나간다. 

낙태 시술 후 처방을 받아온 여성들은 얼굴을 가린 채 들어와선 꼭 필요한 복약상담도 듣지 못하고 가는 경우가 태반이다.

응급피임약은 성관계 이후 72시간 내에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미처 병원에 가지 못한 여성들은 약국에 와서 울먹거리며 약을 달라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그 약이 전문의약품(처방전이 있어야만 구입 가능한 약품)이기에 안타까워도 그들을 돌려보내야만 한다. 약을 구하지 못한 그 여성은 어떻게 될까. 

이리저리 약국을 전전긍긍할지도 모른다. 72시간이 지나면 응급피임약도 소용이 없기에 낙태 시술을 받아야 하는데 이제 병원에서 낙태조차 할 수 없다. 낙태 가능한 병원을 찾게 되더라도 낙태비용이 터무니없이 비싸 수술을 포기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럼 그 여성은 낙태를 하기 위해 불법시술이라는 위험한 선택을 할 수도 있다.  

낙태는 범죄가 아니다. 어떠한 이유에서건 여성들이 낙태를 선택했을 때 사회는 그들을 범죄시하지 말고 사회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여성들이 원할 때 언제든지 응급피임약을 구입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고 낙태를 합법화해야 한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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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편견을 깨뜨려 주는 <레프트21>

독자편지 | 편광명 (현대차 노동자)

저는 <레프트21>을 정기구독하는 현대차 정규직 남성 노동자입니다.

저는 동성애에 대해 편견이 심했어요. ‘변태’라고 생각했고, 에이즈를 퍼뜨린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신문을 보고 토론할 때까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커밍아웃한 동성애자가 동성애에 대해 강연한 적이 있는데, 친구와 같이 가서 마주보고 얘기도 나누고 악수까지 했는데 에이즈를 옮기기는커녕 일반 사람과 똑같더라고요. 그때 많이 느꼈어요. 이 사회가 얼마나 철두철미 동성애에 대한 편견을 퍼뜨리는지를. 

그 이후로 <레프트21>의 입장에서 주장하는 친구의 말이 귀에 속속 들어 오더라고요. 신문을 볼 때마다 줄을 쫙쫙 그어서 보게 되더군요.

그리고 저는 <레프트21>처럼 낙태 처벌과 단속에 반대합니다. 

낙태를 처벌하면 미혼모나 일자리를 잃은 여성은 어떻게 합니까? 산전ㆍ후 휴가도 없고, 분유값이나 보육비가 엄청 들게 뻔한데, 이것저것 다 따져 보면 낙태할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낙태가 불법이면 수술비도 수백만 원은 들 텐데, 돈이 없어 병원에도 못 간다면 여성의 몸은 엄청나게 아프고 죽을지도 모릅니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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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의 재발견

독자편지 | 이은미

3월 7일에 열린 ‘낙태금지 논란, 어떻게 봐야 하는가?’ 토론회를 알리기 위해서 홍대 가판에서 <레프트21> 신문을 사 본 적이 있는 사람들에게 전화연락을 했다. 

전화를 걸기 전 잔뜩 긴장했다. 낙태 문제가 워낙 민감한 문제이기에 질문을 하거나 낙태를 반대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할지도 고민이었다. 나는 조심스레 말문을 열고 신문에서 내가 인상 깊게 읽었던 내용들을 전했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수화기 너머에서 함께 고개를 끄덕여 줬다. 가톨릭 신자라고 밝힌 한 남성은 낙태를 반대하지만 여성들에게 턱없이 열악한 상황에서 낙태를 무조건 불법화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낙태 토론회에 꼭 오겠다고 했다. 

또 한 직장인 여성은 요즘 여성들이 낙태하러 중국으로 간다는 뉴스를 봤다며, 무조건적인 불법은 또 다른 불법을 낳을 것이고 그러면 더 많은 여성들이 죽어갈 것이라며 지금 상황이 정말로 화가 난다고 했다.

나와 통화했던 사람들이 전화를 끊으며 내게 가장 많이 했던 말은 “고맙다”는 말이었다. 그 짧은 말로 사람들이 낙태 문제에 얼마나 관심이 많은지, 또 낙태 문제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과 토론하고 싶어 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전화 연락을 하면서 느낀 게 또 있다. 바로 우리 신문이 다른 사람들과 토론하고 논쟁할 때 빛을 발한다는 사실이다. 

솔직히 나는 늘 신문을 혼자 읽고 말았지 신문에서 읽은 내용을 다른 사람들과 토론하는 것을 두려워했다. 

하지만 신문에 실린 낙태 관련 주장에 사람들이 반응하는 것을 보며, 우리 신문이 사람들이 목말라 하는 정치적인 궁금증을 풀어 주고, 함께 대안을 고민해 볼 수 있게 만드는 매력적인 매개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신문을 읽고 다른 사람들과 토론할 때 꼭 ‘써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토론 울렁증이 있는 내겐, 작지만 아주 큰 변화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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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들에게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다

독자편지 | 윤지혜

<레프트21> 26호에 실린 ‘더 나은 삶은커녕 빈곤과 차별에 허덕이는 탈북자들’ 기사를 보며 예전에 탈북자 한 분을 만난 기억을 더듬어 봤다. 그는 대책 없는 정부를 강력히 비판했다. 

탈북자들은 1인당 지원금을 1천9백만 원 받는데 그중 1천3백만 원을 임대아파트 보증금으로 내고 나면 고작 6백만 원으로 생활한다고 한다. 

예전에는 지원금이 3천7백만 원 나왔으나 탈북자들이 늘어나면서 삭감됐다고 한다. 이는 탈북자들이 생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탈북자들의 취업률을 높이려고 취업 장려금이라는 제도를 만들었다. 탈북자들이 한 직장에서 1년 동안 일했을 때 4백50만 원을 지원하는 제도라고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취업장려금을 탄 탈북자들은 찾아볼 수 없다. 탈북자들이 한국 기업에서 1년을 버티기란 매우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남한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교육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무작정 취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탈북자들은 부적응자로 남거나 국가 보조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탈북자들의 70퍼센트가 기초생활수급자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탈북자들은 남한에서 제대로 정착해 살 수 있는 실질적 지원을 원한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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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지상주의 대학을 거부한 한 대학생의 자퇴 선언

독자편지 | 김준효 (고려대학교 학생)

오늘[3월 10일] 오전, 백지에 매직으로 투박하게 쓴 대자보 하나가 고려대 학생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라는 이 글은 교내를 오가는 학생들의 발길을 붙들었다. 

“오늘 저는 대학을 그만둡니다. 진리도 우정도 정의도 없는 죽은 대학이기에”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침묵시위를 하는 김예슬 학생에게 사진 촬영과 인터뷰 요청 등이 쇄도했다.

많은 학생들은 그녀가 자퇴의 소회를 밝히는 글에서 호소력 있게 서술한 대학생의 처지에 공감했다. “‘빛나거나’ … ‘빚내거나’ 그 양극화의 틈새에서 불안한 줄다리기를 하는 20대”, “‘적자세대’가 되어 부모 앞에 죄송”한 마음과 “자격증의 시대”가 돼 버린 무한 경쟁에 대한 압박감, “친구들을 넘어뜨린 것을 기뻐하면서, 나를 앞질러가는 친구들에 불안해하면서” 느끼는 소외, 경제 위기 시대에 대학을 다니는 평범한 학생들이라면 누구나 느낄 법한 불안감이 그녀의 글에 가득했던 것이다.

동료 학생들처럼, 나는 이 대자보를 읽으며 한편으로는 응원을, 다른 한편으로는 희망을 보내고 싶다. 

그녀가 진정으로 원하는 사회에 대한 희망은 함께 싸우는 과정에서 찾아야 한다고, 이 사회를 함께 바꾸려면 실제로 “저들”을 멈춰야 한다고, 그렇게 희망을 찾자고 말하고 싶다. 

그녀의 침묵시위를 지켜본 내 친구는 “사실 이 글에 담긴 주장이 우리가 교육투쟁을 통해 이뤄야 하는 것”이라며 “함께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고 얘기했다. 

그 친구 얘기처럼 학생들이 서로 연대하고 “국가와 대학 … 자본”을 멈출 수 있는 노동자들의 투쟁과 함께할 때, 진정으로 그녀와 나, 그리고 학생들이 원하는 경쟁 없는 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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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동계올림픽과 김연아 신드롬이 불편한 이유

독자편지 | 한수영

며칠 전 샌드위치를 주문했는데 엉망으로 만들어 줘서 좀 뿔이 났다. 알고 보니 점원들이 동계올림픽 경기를 보느라 속재료를 잘못 넣은 것이었다. 우리 회사 직원들은 업무를 중단하고 다 같이 모여 김연아 경기를 봤다.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운 요즘 같은 때 사람들은 경이적인 경기 장면을 보면서, 김연아가 넘어져 주저앉아 울먹이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고달프고 팍팍한 날들에도 역전의 시나리오가 펼쳐지기를 소망한다.
하지만 올림픽의 이면을 들여다 보면 그런 잠깐의 환희가 텁텁하게 느껴질 것이다. 올림픽 개막식 당일 5천여 명이 밴쿠버 도심에서 올림픽에 반대하는 시위와 행진을 했을 때 언론들은 그중 1백여 명밖에 안 되는 아나키스트들의 기물 파손 장면을 더 부각시켰다.
하지만 밴쿠버 시위는 용기있는 행동이었다.
<오마이뉴스>의 보도를 보면 밴쿠버에서는 2003년부터 저소득층 8백50가구가 집을 잃고 2천5백 명이 노숙으로 내몰렸다고 한다. 선수 숙소와 관광객 쉼터를 짓는 사이에 집값이 갑자기 올랐기 때문이다.
캐나다 정부는 도시 미관을 이유로 노숙자 쉼터조차 폐쇄하거나 이전해 버렸다. 시위대는 2조 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돈을 쓴 대가가 이런 것이냐며 분노했던 것이다.
밴쿠버를 보면서 서울디자인올림픽을 한다며 노점상을 내쫓고 이주노동자 단속을 벌이는 우리 나라가 생각났다. 나도 뉴타운개발로 집값이 올라 지난주에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야만 했다.
삼성은 지난 십여 년 동안 빙상에 투자해 이제야 빛을 보고 있다며 자화자찬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에어컨 광고에 김연아를 출연시킬 계획을 세우며 기대에 부풀었다고 한다.
이번 올림픽에서 신기록 달성을 위해 만들어진 위험한 트랙 때문에 그루지야 출신 루지 선수 쿠마리타슈빌리가 죽었을 때, IOC는 이 문제가 선수 개인의 실수인 것처럼 몰아가며 사건을 덮는 데만 급급했다.
그러나 국제봅슬레이협회 회장은 “[이번 트랙 디자인 결정은] 기술적인 선택이 아니었다. 그것은 상업적인 선택이었다”고 고백했다.
누군가는 피겨스케이팅은 스포츠민족주의보다는 예술에 가깝지 않냐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을 꼭 닮아 있다.
여성의 날씬한 몸을 추켜세우는 사회 분위기도 왜 장미란이 아니라 김연아인가 하는 질문이 맴돌게 한다. 김연아 신드롬을 보며 드는 불편한 마음이 좀체 가시질 않는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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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대 - 학내 언론 탄압을 막아 내다

독자편지 | 박용석 (명지대학교 학생)

지난 2월 27일 명지대학교 당국은 전화 한 통으로 명지대학교 학보 <명대신문>에 ‘발행 정지’를 통보했다. 신문이 막 인쇄에 들어가기 직전이었다고 한다. 

다행히 기자들의 단호한 대응으로 발행 정지됐던 신문은 일주일 늦춰 3월 8일에 발행될 수 있었다.

학교 당국이 전한 발행 정지 이유는 학생회 선거 과정에서 벌어진 부정선거 시비를 둘러싼 논쟁에 대한 기사가 ‘공정성에 위배돼 … 신입생들이 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명지대 당국이 선거부정을 저지른 ‘비권’ 총학생회를 비호한 셈이다. 

그러나 선거부정의 증거가 발견됐고, 무엇보다 학교가 학생들의 자치활동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 

<명대신문> 기자들은 발행 정지를 통보받자마자 기자 전원이 회의를 통해 입장을 정하고, 학내 게시판 등에 소식을 알리고 기자들의 입장을 전하는 등 학교 당국에 단호한 의지를 전했다. 이런 대처 덕분에 비교적 빨리 언론 탄압을 막아 낼 수 있었다.

서민지 편집장은 중앙대 교지 탄압에 맞선 투쟁 소식을 들었다며, “중앙대학교 투쟁이 명지대학교 기자들에게 자극을 준 것처럼 우리 사례가 다른 대학 기자들에게 힘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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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독재 국가가 아니라고?

김용욱 기자 ohotonge@left21.com

지금 중국에서는 전국인민대표자대회(전인대)가 한참이다. 중국 정부는 늘 하던 대로 억울한 사연을 청원하려고 베이징 시내에 와 있던 딱한 처지의 사람들을 잡아 어디론가 보냈다. 지난해부터 잡혀간 이른바 반체제 인사들은 강제 수감된 것으로 밝혀졌다. 그들의 죄는 언론ㆍ결사 등 너무나 기초적인 민주적 권리를 요구한 것이다.

이것이 현 중국 정부가 내세우는 ‘조화로운 사회’의 실제 모습 ― 민주적 권리를 허용하지 않는 일당 독재 국가 ― 이다. 진보적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이런 국가 체제에 반대해야 한다.

그런데, 불행히도 다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최근 <레디앙>에 실린 김정호 씨의 글은 나를 콕 집어서 “매우 짙은 색안경을 끼고 중국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내가 중국을 보면서 “박정희나 전두환과 같은 군사독재정권을 연상”하는 오류를 저질렀다고 말이다.

그러나 김정호 씨가 중국이 독재 국가가 아니라며 제시한 세 가지 증거는 솔직히 별로 설득력이 없다.

먼저, 중국에서 “거대한 민주화와 계급투쟁이 폭발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상당히 이상하다. 예컨대, 지난해 7월 민영화에 반대하는 퉁화 철강 노동자 투쟁은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 3만 명이 대부분 참가한 꽤 큰 투쟁이었다.

만약 김정호 씨가 한국의 1987년 대투쟁처럼 당대 정치 체제와 경제 발전 방식에 근본적으로 도전하는 사건을 생각한 것이라면, 1989년 공산당 일당 독재 체제를 뒤흔든 톈안먼 항쟁이나 2000년대 초반 무자비한 공장 폐쇄와 구조조정에 맞서 중국 동북지역에서 노동자 수만 명이 몇 달이나 투쟁을 벌인 사건이 있었다.

문제는 그런 투쟁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이런 투쟁이 대중의 광범한 지지를 받았지만 패배했다는 것이다.

또, 김정호 씨는 전체 노동자 인구와 시위 참가자 수의 비율을 근거로 중국 노동자 0.2∼0.3퍼센트만이 투쟁에 참가한다며 독재가 아니라 주장하는데, 이런 비교가 독재인지 아닌지 판정하는 근거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예컨대, 오늘날 중국 투쟁의 횟수와 규모는 폭발적으로 증가해 2008년에 18만 건에 이르렀다는 보도도 있다. 이것은 한국의 1987년 노동자 대투쟁기보다는 낮지만 1960~70년대 박정희 시대보다는 훨씬 높다(1960년대 한국의 연평균 쟁의 건수는 1백3건이었다). 그렇다고 박정희 시대를 독재가 아니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둘째, 중재 제도나 신노동법 등 양보 정책이 존재한다는 점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중국 정부의 계급적 성향”을 보여 주는 것인가?

<차이나 레이버 불리틴> 등 중국 노동자 지원 단체들이 반복해서 지적하듯이, 중국 노동자들이 몇 달에서 길게는 1년 이상 걸리는 재판에 호소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재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는 전체 노동자 중 극소수에 불과하다.

다른 한편, “노동자에게 유리한 판결”이 있음에도 중국 사회의 반노동자적 현실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설사 재판소가 일부 농민공의 밀린 임금을 받아 줄지라도 저임금 체제는 그대로 남고, 경제에서 임금 몫이 줄고 이윤 몫이 커지는 경향도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위 그래프를 보라).

중국 내 상황이 이렇게 극단적으로 자본주의적 성격을 띠는 이유는 중국 공산당 정부가 노동자와 민중이 자기 몫을 요구하며 싸울 때 필요한 독립적 조직 ― 노동조합, 학생회, 농민회, 정당 등 ― 의 결성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김정호 씨가 칭찬한 신노동법도 이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다. 이것은 중국이 여전히 독재 국가인 가장 중요한 이유다.

마지막으로, 중국 공산당 당원 수와 그 일가친척ㆍ지인들의 수를 더한 후(공산당 당원 7천만 명 × 9) 공산당이 독재가 아니라 한 것은 전혀 진지한 주장으로 보이지 않는다. 중국 공산당의 집권이 민주적 선거를 통해서인가, 아니면 정치권력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인가?

보통선거를 한 적이 없으니 답은 후자가 될 수밖에 없다. 역사상 강력한 독재 국가들은 자신의 정치권력 독점이 대중적 지지를 받는다는 점을 과시하려고 방대한 집권 정당과 외곽 조직을 운영하고 온갖 ‘대회’에 대중을 동원해 왔다. 전두환 때 그런 관변 조직의 행사에 한번 참여 안해본 사람이 있는가?

나는 중국 공산당 독재 정권을 지지하는 사람이 전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중국 자본가들은 공산당 독재를 지지한다. 상당수의 중간계급도 ‘안정’을 선호하는 의미에서 수동적으로 지지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이전 독재 정권의 역사가 보여 주는 것은, 제 아무리 강력해 보이는 독재 정권도 결국에는 한계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지속불가능한 엄청난 저임금과 고축적 체제를 정당화하고 유지하는 독재 체제라면 더 그렇다.

2009년 3월에 중국군 고위 관계자가 군대가 국내 소요에 대비하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발표할 정도로 공산당 정부는 대중의 동향을 두려워한다.

내가 우려하는 것은 김정호 씨 같은 사람이 그런 투쟁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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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모델은 신자유주의의 대안이 아니다

이정구 (경상대학교 정치경제학대학원 부학과장)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경제 위기는, 전 세계를 강타한 뒤 지금은 잠시 진정되는 듯하다. 그럼에도 이 위기가 끝났다고 단언할 수 없는 이유는 두더지 게임처럼 세계경제의 약한 고리에서 위기가 나타나 다시 세계경제를 집어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그리스와 스페인 등 남부 유럽에서 위기 재발의 전조가 나타났지만 내일은 동유럽이나 또 다른 곳이 될 수 있다. 

세계경제가 너무나 불안정할 뿐 아니라 회복의 기운도 취약한 상황에서, 그리고 신자유주의와 워싱턴 컨센서스의 모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이 경제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난해 중국이 거둔 경제 실적은 분명 돋보이는 것이다. 

2009년에 중국은 경제가 8.7퍼센트 성장했고, 외환보유고도 1조 달러를 넘어섰으며, 독일을 제치고 세계 2위 무역대국이 됐다. 

개혁ㆍ개방 이후 비약적 성장을 이룩하고 특히 이번 경제 위기에서도 큰 타격을 받지 않은 점이 중국을 신자유주의의 미국을 대체할 세력으로 여기게 만들었다. <파이낸셜 타임스>의 마틴 울프는 “과거는 영국의 세기였고, 현재는 미국의 세기라면 미래는 중국의 세기가 될 것”이라고 말해 이런 견해를 압축적으로 보여 줬다. 최근에 위기에 빠진 미국 자본주의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으로 중국 모델이 새로운 힘을 얻고 있다. 

중국 모델

최근에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중국모델이 의미하는 바는 중국이 시장개방을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사회주의적 요소들을 가진 ‘국가사회주의’나 ‘사회주의 시장경제’고, 따라서 시장의 맹목적이고 통제할 수 없는 힘에서 어느 정도 자유롭다는 것이다. 

또 중국은 해외시장 의존도를 줄이고 내수시장을 확대하고 있으며, 덩샤오핑의 선부론(先富論)으로 표현되는 불균형 성장에서 이제는 서부개발과 농촌 지원 확대로 균형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는 주장도 덧붙는다. 

중국 모델에 대한 이런 설명은 2004년 조슈아 라모가 주조한 베이징 컨센서스에 그 기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는 동안 중국이 진정한 승자로 등장했고 그 결과 동아시아는 물론이고 더 넓게는 전 세계에서 미국과 중국 두 나라의 영향력이 역전됐다고 설명하면서, 이를 워싱턴 컨센서스 대신 베이징 컨센서스라고 주장했다. 

라모는 베이징 컨센서스가 두 가지 특징을 지닌다고 주장했는데, 하나는 ‘지역화’고 다른 하나는 ‘상호주의’다. 지역화는 신뢰하기 힘든 워싱턴 컨센서스의 만병통치약식 처방보다는 지역 상황에 맞고 지역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고, 상호주의는 미국의 일방주의 대신에 경제적 상호 의존에 기초한 새로운 국제질서를 건설하는 데 국가 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지오반니 아리기도 이런 전망을 가진 인물로 볼 수 있는데, 그는 “실패한 신보수주의 전략에 대한 보다 ‘현실적인’ 대안은 새로운 남북 동맹을 맺고 여기에 중국이 적극 참여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현대판 반둥회의 결성에 중국의 구실을 기대했다. 그의 이런 기대에는 세계 화교자본의 구실과 중국이 특유의 ‘비자본주의적 시장경제’라는 생각이 밑바탕에 있다. 

중국 내외의 많은 학자들(리밍치, 딕 로 등)은 경제에서 국유기업이나 집체기업의 비중이 여전히 높은 것을 근거로 중국이 사회주의 시장경제 또는 혼합경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중국 모델에 대한 비판적 논의를 하기 전에 지적할 것은 중국 모델이라는 것의 내용이 너무나 모호하고 포괄적이어서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식 용어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어떤 사람은 중국 모델이라는 용어를 동아시아 발전국가론과 비슷한 개념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은 자본주의를 뛰어넘는 대안으로 제시한다. 

그럼에도 이런 중국 모델 또는 사회주의 시장경제 담론에서 공통점은 다음 세 가지다. 

첫째, 중국은 미국과 디커플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가능성을 지난해 경제 성장에서 보여 줬다. 

둘째, 중국은 자본주의가 아닌 경제 체제고 이런 특징은 중국이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는 데 큰 구실을 했다. 셋째, 중국은 미국 헤게모니를 대체할 잠재력을 지녔다. 

디커플링

중국이 미국과 단절하고 자본주의가 아닌 새로운 대안을 보여 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중국의 고도성장은 외국 자본들이 중국에 진출하고 이로부터 생산된 소비재가 미국을 포함한 세계 시장에 수출되는 것 뿐 아니라 중국이 무역수지 흑자로 벌어들인 자본이 다시 미국으로 흘러들어가는 구조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 덕분에 소비가 증대하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이것은 재정적자 확대와 은행 부실채권 증대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또한 이번 위기로 민간부문의 투자 위축은 국가의 경제 개입을 더 강화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시장경제로의 이행을 추진하는 중국 지도자들에게 또 다른 문제를 낳고 있다.

중국 경제에서 국유기업이나 집체기업의 비중이 높다는 것을 근거로 중국이 자본주의가 아닌 것처럼 묘사하는 것은 지극히 형식주의적이다. 이런 이유로 중국을 자본주의가 아니라고 한다면 박정희의 한국이나 히틀러의 독일을 마찬가지로 자본주의가 아니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모순이 발생한다.

사실 중국의 관료들은 시장경제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직접 기업을 경영하거나 후원하는 등 경제의 핵심 주체로 등장했다. 따라서 중국의 국유기업 또는 집체기업은 민간기업(사영기업이나 외자기업)과 경쟁에 직면해 더 자본주의적 기업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디커플링 

한 나라 경제가 다른 나라 경제의 흐름과 독립적 움직임을 보이는 것

집체기업

일부 집단이나 지방 정부가 소유하는 기업

셋째 문제와 관련해선, 중국의 경제 규모가 (논란은 있지만) 미국의 절반에도 되지 않기 때문에 중국이 미국을 대체하거나 추월한다는 주장은 과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번 경제 위기가 더 확대되는 것을 막으려는 중국과 미국의 공조도 있지만 이에 못지않게 갈등과 긴장도 더 많이 나타날 것이다.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이나 무역분쟁, 대만의 무기 수출을 둘러싼 갈등이 그 예다.

중국 모델은 중국 경제를 과장하고 결과적으로 헛된 희망을 품게 하는 개념이다. 

중국에 이렇게 환호하는 분위기와 달리 중국 지배자들은 중국이 처한 현실에 신경이 곤두서 있다. 사회주의라고 ‘자랑’할 마지막 보루인 공산당의 일당 지배와 정치적ㆍ시민적 권리 억압도 경제 성장 덕분에 그동안 용인된 것뿐이다. 이번 경제 위기에 직면해 중국 정부는 막대한 경기부양으로 대처하고 있다. 하지만 적자 재정을 통한 경기부양 정책을 무한정 지속할 수는 없다. 세계경제가 회복되지 않아 수출이 회복되지 않고 민간투자가 계속 정체한다면 중국은 경제적 위기를 맞이할 뿐 아니라 정치적ㆍ사회적 격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국 모델이 칭송받는 바로 그 순간 중국은 정말로 기로에 서 있다는 사실이 역설적이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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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대 학칙개정 운동

“학교의 감시대상에서 학교의 주인으로!”

이현주 기자 hyunju43@left21.com

지난 1월 숙명여대 당국이 학생들을 사찰했다는 것이 폭로됐다. 학교 부처인 ‘학생문화복지팀’(이하 학복팀)이 1999년부터 2008년까지 숙대 학생들이 학내 인터넷 게시판에 쓴 글 등을 수집한 문건이 발견된 것이다. 학교를 비판하거나 광우병 촛불집회와 관련한 글들이 주요 스크랩 대상이었다. 학교는 해당 글을 쓴 학생들에 대한 세세한 정보도 수집했다. 

사찰 문건이 발견된 직후 총학생회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15개 과학생회, 동아리 등과 함께 ‘자유로운 숙명인들을 위한 고함’(이하 자명고)이라는 대책기구를 꾸려 대응해 왔다. 

겨울 방학 동안 진상규명을 하려고 몇 차례 학교 측과 면담했지만 학교는 형식적인 답변만 했다. 심지어 전 학생처장은 뻔뻔스레 학생사찰이 “학생들의 행복한 대학생활을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이에 자명고는 최근 학생 사찰 문제를 학칙개정 운동으로 발전시켰다. 학생 사찰 문제는 ‘학생을 관리 대상으로 바라보는 가치관’이 반영된 것이고 학칙이 학생들에 대한 “학교의 통제와 감시를 명시해” 놨기 때문이다. 

사찰 문건에서도 드러났듯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학생들 중 몇몇은 학복팀의 ‘콜’을 받았다. 학복팀은 학생들에게 왜 글을 썼는지 묻고 심지어 삭제를 요구하기도 했다. 

사찰 피해자 중 한 명인 박솔희 씨도 지난 2008년 6월 10일 촛불시위에 함께 가자는 작은 광고지를 붙였다가 학교 당국의 “잔소리”를 들었다. 그는 고려대 출교 사태처럼 “학교가 어떤 학생들이 ‘전문 시위꾼’인지를 파악해 놓고, 나중에 이들이 집회를 주도하거나 학교에 반대하는 움직임을 보이면 이를 근거로 징계나 가중처벌하려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블랙리스트

대자보 부착과 장소 사용 모두 사전에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렇다 보니 “학교가 나가려는 방향과 맞지 않는 방향성을 갖고 있는 동아리, 대체로 사회과학이나 인문학 동아리”에는 “동아리 홍보 포스터[에 승인 도장을] 안 찍어 준”다거나 “세미나, 강연을 위한 장소 사용 신청도 안 받아 주는 경우”(강보람 총학생회장)도 있었다. 심지어 총학생회 축제 행사도 모두 승인받아야 한다. 

한마디로 모든 학생 활동은 학교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이것이 학칙에 명시돼 있는 것이다. 

최근에도 학교는 한 동아리가 주최한 정연주 전 KBS 사장 초청 강연이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장소 사용을 방해했다. 

이런 숨막히는 학생 자치 활동 억압은 2008년까지 10여 년 간 숙대를 ‘지배’한 전 총장 이경숙 체제 아래서 계속돼 왔다. 어떻게 이경숙이 ‘MB맨’이 될 수 있었는지를 보여 주는 대목이다. 

강보람 총학생회장은 학칙개정 운동을 “그동안 학내에 팽배했던 학생 자치권 탄압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로 삼아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자명고는 표현의 자유와 자치활동을 억압하는 조항들을 학칙에서 폐기할 것을 주장한다. 나아가 대학 등록금 등 “학교의 중요한 정책결정과 학사운영”에 학생 참여를 보장하도록 대학평의원회를 구성할 것을 요구한다.  

숙명여대에서 최근 몇 년 동안 이렇게 한 사안을 두고 학내 여러 단체가 함께 대책위를 꾸린 것은 처음이다. 이는 그만큼 학생들의 불만이 크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23세)은 “여기가 제5공화국이냐”며 학생 사찰을 비판하고, “학생 개개인이 [대응]하기 힘든 만큼 학생회 측에서 움직여 주면 당연히 좋다”며 “[학칙개정을 위한] 총투표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찰 문서에서 대학들이 학생들을 통제ㆍ감시하는 법을 ‘상부상조’하는 정황이 드러났듯, 학내 민주주의 탄압은 숙명여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학칙이 개정될 수 있도록 지지와 관심을 보내자.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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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학생 시위

1백 개 대학에서 벌어진 교육 공공성 방어 시위

천경록

3월 4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40년 만에 가장 큰 학생 시위가 일어났다. ‘교육 수호를 위한 행동의 날’을 맞아 캘리포니아뿐 아니라 최소 32개 주의 1백 개 대학에서 각각 수백 명, 많게는 2천 명이 시위를 벌였다.

지난해 말 캘리포니아 주 정부가 주립대(UC) 등록금을 올 가을까지 32퍼센트 인상하기로 결정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이미 2002년 이후 1백82퍼센트나 오른 주립대 등록금을 감당하려고 아르바이트를 두 탕씩 뛰는 학생들에게 이는 죽으라는 소리였다.

언론에 흔히 보도된 것과 달리, 이날 시위의 주인공은 대학생들만이 아니었다.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 학부모, 교사, 대학 강사, 교직원도 대거 합류했다.

이들은 캘리포니아 주 정부가 재정적자를 만회하려고 교육 예산을 더한층 삭감하려는 것에 항의했다.

이미 교육 현장에서는 예산 삭감의 여파로 수많은 교사들이 해고됐고, 학급당 학생 수는 20명에서 30명 이상으로 늘어났으며, 학생들에게 많은 과목 교재를 지급할 수 없게 된 상황이다.

대학에서는 수백 개 교양과목이 폐지됐으며 강사들이 무더기로 해고되거나 무급 휴직을 강요받고 있다.

시위대는 부자들에게 세금을 물리라고 요구했고, 교육 현장이 무너지는 동안 감옥을 짓고 전쟁을 벌이는 데 엄청난 돈을 들이는 정부를 성토했다. “꼭대기부터 삭감하라”, “부자들에게 과세하라”, “교육은 무상으로 제공돼야 한다” 등의 구호가 큰 인기를 끌었다.

이민자들과 흑인ㆍ라틴계에 대한 교육 기회 박탈과 학내 인종차별에 대한 분노도 컸다.

오클랜드와 샌프란시스코 지역 공립 학교 학생ㆍ교사들은 교육 현장을 덮친 ‘재난’에 항의하는 의미로 이날 오전 ‘재난 대피 훈련’을 일제히 실시했다.

잘못된 우선 순위

학교마다 학생ㆍ교사ㆍ강사ㆍ교직원들이 인근 거리로 쏟아져 나와 구호를 외치고 행진했다. 지나가는 차량들이 지지 표시로 울리는 경적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시위는 대체로 평화로웠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를 해산하려고 경찰이 곤봉을 휘두르고 최루액을 살포하면서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단지 등록금 인상에 항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 서비스 전반을 공격하는 데 항의하려고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정치인들은 교육 예산 아니면 보건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는 식으로 양자택일을 강요합니다.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잘못된 우선순위입니다. 기업들은 올해에 기록적인 이윤을 벌어들이고 있는데 대가는 우리더러 치르라고 합니다.”(콜 산체스, 샌프란시스코 주립대 학생)

“학생들이 끼니를 굶으면서 학교를 다닙니다. 집이 없는 아이들도 있어요. 한 학급에 학생이 38~40명이나 되는데 이런 아이들을 어떻게 챙깁니까?”(메리 플래니건, 리치몬드 초등학교 교사)

“등록금 인상에 맞서 학생과 교직원 노동자가 함께 싸워야 합니다. 우리는 언제나 학생들 편에 서서 싸웠고 학생들도 언제나 우리 편에서 싸웠지요. 우리 모두의 삶을 망치려 하는 캘리포니아 교육 당국에 맞서 우리는 단결해야 합니다.”(호세 멘데스, UCLA 교직원)

“우리의 적은 외국이 아니라 국내에 있습니다. 우리 정부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쏟아 붓는 돈이 하루에 4억 달러입니다. 그 돈을 교육에 써야 합니다.”(이라크 전쟁 참전 군인)

캘리포니아 시위는 경제 위기의 대가를 평범한 사람들에게 떠넘기려는 시도에 맞서 가장 최근에 일어난 반란이다. 2백억 달러에 이르는 캘리포니아 주 정부 예산 적자를 평범한 학생ㆍ교사ㆍ강사ㆍ교직원ㆍ학부모들이 메울지, 아니면 해마다 세금을 5백억 달러나 감면받는 캘리포니아 대기업들과 부자들이 메울지를 둘러싼 계급 전쟁이다.

이 운동의 당면한 적은 캘리포니아 주 정부지만, 오바마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지방 정부의 공공서비스 지원이 매우 부족한 것도 문제의 중요한 배경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오바마의 새해 예산을 보면, 국방ㆍ외교 예산은 동결 대상에서 제외한 반면에 지방 정부 지원금은 쥐꼬리만큼 배정했다. 오바마 정부의 잘못된 우선순위도 이번 사태에 큰 책임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투쟁은 -시위 참가자가 의식했느냐를 떠나서- 경제 위기의 책임을 대중에게 떠넘기려는 오바마 정부의 정책에 대한 전국적 반격 움직임이기도 하다.

한국 대학들도 미국처럼 경제 위기 고통을 평범한 대학 구성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 한국에서도 미국처럼 저항이 확대돼야 한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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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노조 설립신고 재반려 이후

공무원노조가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양윤석 (공무원노조 법원본부 서울중앙지부장)

이명박 정권의 공무원노조 탄압이 막장에 이르렀다. 

정부는 공무원노조 설립신고를 또다시 반려했고, 노조의 생명과도 같은 조합원 명단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행안부는 아예 ‘정부정책 반대 금지’ 복무규정을 만들어 공무원 노동자들이 인터넷에 정부 비판 글을 쓰는 것도 처벌하겠다고 벼른다. 

지난해 “정권이 아닌 국민의 공무원이 되고 싶습니다” 하고 신문에 광고를 게재한 것과 집회에 참가한 것을 이유로 18명을 파면ㆍ해임하는 등 1백5명 징계도 추진중이다. 민중의례를 이유로 조합 간부를 중징계하고, 사무실 압수수색과 (구)전공노 지부사무실을 폐쇄하는 등 이명박 정부의 몰상식한 탄압은 계속돼 왔다.

최근 공무원노조 양성윤 위원장은 “이제 더는 물러날 수도, 물러날 곳도 없다”고 선언했다. 

뒤를 돌아보지 않고 투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동안 ‘다함께 공무원모임’은 공무원노조가 자꾸 양보하고 후퇴하지 말고, 투쟁을 조직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지도부가 규약까지 개정하면서 설립신고에 매달려도 정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더 많은 후퇴만 강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의 주장이 옳았음이 드러났다. 

규약을 개정했는데도 설립신고를 재반려한 것에서 보듯, 이 정권이 공무원노조를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이 확연히 드러났다.

이제 지도부의 말처럼, 투쟁 계획을 힘 있게 결행해 나가야 한다. 11만 조합원의 단결된 힘을 바탕으로, 대의원대회에서 만장일치로 가결된 투쟁 계획들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 

간부들과 활동가들은 3월 20일 전 간부 결의대회와 5월 공무원노동자 총궐기를 성공적으로 조직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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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이명박에게 애걸복걸해서는 고용을 지킬 수 없다

양형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조합원, 해고자)

쌍용차 독자노조[쌍용차 파업 이후 사측이 개입해 민주노총 탈퇴 공작을 하며 만든 노조] 위원장 김규한이 이명박에게 “눈물의 편지”를 보냈단다.

지난해 투쟁으로 “국가브랜드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힌 것을 ‘반성’한다”면서 “부디 자금 지원을 해 달라”고 애걸복걸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우리 투쟁은 정당했다. 누가 부도 사태의 원인을 만들었는지 잊었는가. 무책임하게 회사를 팔아먹고 기술유출을 방관한 정부와 상하이 자본, 경영진에게 그 책임이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위기의 대가를 고스란히 우리에게 떠넘겼다. 해고당할 이유가 하나도 없는 우리가 부당함에 맞서 싸운 것은 불법이 아니다.

지금 김규한은 평택시장, 협력업체들과 함께 회사를 살려 달라며 이명박에게 자금 지원을 읍소하기 시작했다. 공장 안에서는 퇴직금을 담보로 잡히면 정부가 자금 지원을 해 줄 수도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고 한다. 회사를 살린답시고 3천여 명을 자른 것도 모자라, 남아 있는 사람들의 뼛골까지 갉아먹으려고 하는 것이다.

이미 공장에 남아 있는 동료들의 생활은 비참하다. 신차 생산라인 공사 때문에 휴근중이던 동료들은 또다시 출근날짜가 연기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연구원들도 빠져 나가고, 노동강도도 엄청 세지고, 현장 통제도 강화됐다. 임금 동결, 복지 중단, 상여금 반납 등으로 주머니 사정도 말이 아니다. 아예 회사를 관두고 나온 사람들도 있다. 다들 비전이 안 보인다고 난리다. 

상황이 이런데도, 최근에 산업은행장 민유성은 “노조의 희생이 전제되지 않으면 자금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규한처럼 그저 애걸복걸해서는 답이 안 나온다는 뜻이다.

우리는 김규한과 달랐다. 우리는 울면서 매달리지 않았다. 정정당당하게 정부가 책임을 지라고 주장했다. 우리는 투쟁을 통해서 정당한 목소리를 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김규한은 동료 노동자들의 한숨은 아랑곳 않고 무쟁의를 선언하고 회사의 희생 강요에 타협하고 있다. 2006년 옥쇄파업 당시 노동조합 위원장 직무대행이었던 그는 조합원들을 배신하고 쟁의를 중단해 버린 전력이 있다.그런 김규한이 우리의 고용을 지킬 수 없다.

노동자들 스스로 싸움에 나설 때만 희망이 생긴다. 지난해 당당히 싸운 우리가 그 희망이 될 것이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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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노조

관제 사장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

박건희 기자 pkh@left21.com

MBC 노조가 ‘낙하산 사장’ 김재철의 출근을 저지한 지 사흘 만에, 황희만 보도본부장ㆍ윤혁 제작본부장을 교체하면 사장을 인정하겠다고 합의했다.

MBC 노동자들의 열의도 높고, 시민ㆍ사회단체들도 재빨리 대응기구를 꾸려 연대하는 상황에서 MBC 노조가 갑작스레 합의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MBC 노조 이근행 위원장도 “말도 붙이지 말아야 할 사람과 협상을 했다”고 인정했다.

물론, “불법 파업은 용납 않겠다”고 으름장 놓던 김재철이 사흘 만에 ‘낙하산 본부장’ 교체를 제안한 것은, MBC 노동자들이 높은 찬성률로 파업을 결의하고, 매일 1백 명 이상이 단호하게 출근 저지 투쟁을 벌였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조선일보>도 김재철의 “무원칙ㆍ무소신” 때문에 “MBC 개혁은 벌써 싹이 노랗다”며 난리다.

‘MB 아바타’

그러나 아무리 황희만ㆍ윤혁이 교체된다 해도 사장인 김재철 자체가 ‘MB 아바타’인 상황에서, 결국 “늑대 두 마리 쫓아내려고 호랑이 한 마리를 들이는 격”이 됐다.

이근행 위원장은 “본질적 문제는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에 있다”는 이유로 김재철과 합의했다. 그러나 방문진이 임명한 ‘낙하산 사장’을 인정하면서, 방문진에 효과적으로 맞설 수는 없다.

또, MBC 최대 주주인 방문진이 두 본부장의 교체를 용인할지도 미지수다. 방문진은 이를 사장의 월권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김재철이 사장에 선임될 때 밝힌 단체협약 개악과 <PD수첩>에 대한 진상조사, 구조조정 문제도 계속 불거질 것이다. 이미 김재철이 8일 발표한 지역 MBC 사장 인선안은 지역 MBC 통폐합ㆍ구조조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PD수첩> 공격에 앞장선 공정방송노조 출신 이윤철 아나운서가 안동 MBC 사장, 정수채 전 위원장이 MBC 프로덕션 이사로 선임됐다. 이 계획대로 통폐합이 추진되면 지역 MBC 노동자들에 대한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이다.

방문진이 설령 ‘낙하산 본부장’ 교체를 승인해도, 김재철은 얼마 안 가서 결국 <PD수첩> 탄압을 비롯해 비판적 목소리에 재갈을 물리는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려 할 것이다.

그래서 MBC 노조 지도부의 결정과 별개로 시민ㆍ사회단체들은 “MBC 노조위원장이 실체를 인정한다고 하여 김재철 관제사장이 공영방송 MBC의 사장이 되는 것은 아니”(미디어행동)라며 퇴진 투쟁을 지속하려 한다.

MBC 노조도 방문진뿐 아니라 ‘낙하산 사장’인 김재철을 인정하지 않고 정부의 방송 장악 시도에 맞서 지속적으로 싸우는 게 옳은 태도일 것이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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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 통합을 지지하며

심선혜 (공공노조 서경지부 보육분회장ㆍ공공운수연맹 대의원)

3월 19일 공공운수연맹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운수노조와 공공노조의 통합 문제가 논의될 예정이다. 두 노조의 통합 안건은 최근 운수노조와 공공노조 대의원대회에서 모두 통과됐다.

공공운수연맹 일부 대의원들은 몇 가지 이유로 이를 반대한다.

하지만 더 큰 단결을 통해 정권과 자본의 공격에 맞서야 한다는 조합원들의 열망은 정당하다. 공공부문 사유화와 노동법 개악 등으로 노동자들의 삶과 투쟁을 통째로 훼손하려는 MB 정권에 맞서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이를 위해 노동운동은 기업과 업종의 구획에 갇히지 말고, 더 큰 단결을 꾀해야 한다.

정부가 특수고용직은 노동자가 아니라며 운수노조 설립신고를 반려하려는 상황에서 일부 대의원들은 ‘운수노조와 통합하면 우리까지 법외노조가 되는 것 아니냐’ 하고 말한다. 그러나 정부의 공격에 맞서 운수노조를 방어할 책임은 공공운수연맹과 민주노총 전체에 있다.

정부는 ‘법외노조’ 협박을 통해 우리를 분열시키려고 한다. 지금은 이러한 협박에 움츠러들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런 시도에 맞서 단결을 강화해야 한다. 정부는 지금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조 설립을 불법이라고 공격하고, 철도ㆍ발전ㆍ가스 등의 공공기관 노조들에게는 단체협상 해지를 통보했다.

화물연대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과 철도ㆍ발전ㆍ가스 등 공공기관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은 똑같이 지켜져야 한다. 그리고 이것은 강력한 공동 투쟁으로만 가능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하나가 돼 싸우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다.

나는 지난 연맹 대의원대회에서, 많은 동지들이 서로 연대를 바라고 있고 동시에 적잖은 동지들이 연대가 잘 안 된 과거의 경험 때문에 아픈 상처를 갖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화물연대 노동자들이 생존권 위협에 느끼는 불안감과 철도 노동자들이 지난해 파업 당시 느꼈을 고립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가 다시 공동으로 싸울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안고 있는 동지들에게, 뜨거운 연대 투쟁의 그릇에 우리 모두를 담아 내겠다는 다짐을 보여야 한다. 연맹 대의원들은 단결된 힘으로 투쟁하고 싶어 하는 조합원들의 열망에 부응해 대통합을 결의해야 한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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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로 노동자의 힘은 약해졌는가

이종길

경제 위기의 고통을 떠안으라는 위협을 뚫고 ‘하이킥’을 날린 그리스 노동자들은 자본의 세계화로 노동자들의 힘이 약해졌다는 신자유주의 세계화론의 정설도 함께 날려 버리고 있다. 

그러나 노동자들을 위축시켜 온 세계화론의 핵심 주장들은 생명력이 꽤나 질긴 듯하다. 특히, ‘세계화 때문에 자본은 공장을 손쉽게 해외로 옮길 수 있다’는 가정은 진보진영조차 잘 떨치지 못하는 통념이다. 

얼마 전 ‘전국학생행진’의 웹사이트에 올라온 글 ‘국경 없는 자본이 정말 우리의 ‘삶’을 발전시켜 줄 수 있을까?’에서도 “외국자본은 … 공장 폐쇄와 이전을 아주 자유롭게 감행한다”는 주장이 제시됐다. 

대개 이런 주장은 노동자들이 투쟁해 봤자 기업은 짐 싸서 다른 곳으로 가 버리면 그만이라는 식의 논리를 뒷받침한다.  

물론, 그 글은 “외국투기자본”의 횡포에 대응해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자는 훌륭한 취지를 담고 있다. 

그러나 “자본의 자유로운 세계적 이동 때문에 초민족자본은 한 나라에서 노동자들의 저항을 무력화하는 데 유능하다”는 주장 탓에 그 취지가 무색해진다. 

그런데 “초민족자본이 투자한 제조업 기업들”의 해외 이전은 결코 손쉬운 일이 아니다. 

생산자본은 공장, 기계류, 사무실, 광산, 항만 등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것들은 제대로 갖추는 데만 몇 년이 걸릴 수 있다. 

또, 기업주는 공장이 들어설 곳에 숙련된 노동자들이 충분한지, 노동자들을 훈련시키는 데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부품 공급처들이 있는지, 전력과 용수 공급은 원활한지, 도로망과 철도망은 구비됐는지, 현지 은행이나 금융제도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등을 고려한 것이다.

네트워크  

그리고 현지 기업ㆍ정부ㆍ은행가를 설득하고 교섭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한다. 따라서 해외에 공장을 짓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기업주가 이렇게 공을 들여 공장을 세우고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때문에 기업 사정이 어려워져도 “과감하게 공장을 폐쇄”하는 결정을 내리기란 쉽지 않다. 

그런 결정은 여러 고민과 계산 끝에 내려지며, 결정을 내린 뒤에도 낡은 공장에서 새로운 공장으로 생산시설을 옮기는 일은 손실을 최소화하려고 서서히 진행되는 예가 많다.  

2000년에 포드는 다겐햄(런던 동부에 위치한 지역)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지만, 유럽의 다른 지역으로 생산시설을 전부 옮기는 데는 거의 2년이나 걸렸다. 

한편, 그 글은 지난해 쌍용차 구조조정 사례를 들며, “제어할 고삐가 없는 외투자본[외국투기자본]”은 정부든 노동자들이든 막을 방도가 거의 없다는 인상을 심어 준다. 

그러나 얼마 전 프랑스 토탈 정유소 노동자들은 정유소 폐쇄ㆍ매각을 예감한 상황에서도 오히려 강력한 파업 투쟁으로 기업주의 양보를 받아 냈다. 노조 지도자들의 파업 중단 결정으로 완벽한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말이다(<레프트21> 온라인 기사 ‘완벽한 승리를 얻기 일보직전에 노조가 파업을 중단하다’를 참고하시오). 

이처럼, 기업주가 공장을 이전하거나 폐쇄할 준비를 마치기 전에 노동자들이 신속하고 단호하게 생산을 마비시키고 연대를 확대한다면 얼마든지 승리할 수 있다. 

따지고 보면, ‘세계화’가 진행됐다는 것은 그만큼 생산을 중단하고 이윤에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노동자들의 잠재력도 커졌음을 뜻한다. 그리스 노동자들의 투쟁이 프랑스ㆍ스페인ㆍ포르투갈로 번져 가는 양상이 그것을 보여 준다. 

 중요한 것은 이런 잠재력이 실현되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노동자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으려 노력하는 것이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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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게이트’ 사건의 진실은 무엇인가

장호종 기자 rednuc@left21.com

지난해 말 코펜하겐 회의가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끝나자 한편에서는 기후정의 운동이 급진화하고 있다.

코펜하겐 회의장 바깥에서 행진한 시위대 10만 명이 보여 준 것처럼 ‘기후가 아니라 체제를 바꾸자’는 요구는 단순히 몇 가지 정책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변해야 한다는 인식의 발전을 보여 준다.

올해 4월 볼리비아에서 열리는 기후변화 세계민중회의가 그 바통을 넘겨받을 것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기후변화 자체를 부정하는 ‘회의론자’들의 공세가 강화되고 있다. 이런 회의론은 선진국 정부들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기대를 걸었던 많은 이들이 겪은 좌절감을 파고 들 것이다. ‘당장 행동에 나서라는 게 성급한 것 아닐까?’

기후변화 회의론자들은 코펜하겐 회의를 전후로 벌어진 몇 가지 사건들을 이용해 기후변화 과학이 심각한 오류와 정치적 왜곡으로 얼룩져 있다고 비판한다.

그중 하나는 기후변화정부간패널(IPCC) 4차 보고서에 포함된 ‘2035년경에는 히말라야 빙하가 녹아 사라져 버릴 것’이라는 예측이 근거가 희박하다는 것이다.

IPCC는 이 주장에 확고한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인정했다.

IPCC의 권위가 이토록 흔들린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이런 실수가 IPCC 보고서의 전체 신뢰를 훼손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가 된 히말라야 빙하가 녹는 속도에 관한 부분은 전체 세 권의 2천8백57쪽짜리 보고서에서 제2권에 한 쪽이 채 안 되는 분량으로 나오는데 그것도 사례연구 부분에서 소개됐다. 더구나 2권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다루는 부분으로 기후변화의 원인을 논하는 것과는 상관이 없다.”(김종환 연세대 지구환경연구소 연구원, <레프트21> 24호)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말 코펜하겐 회의 직전에는 영국 이스트잉글리아 대학 기후연구센터의 컴퓨터가 해킹되면서 이메일 등의 자료가 유출됐는데, 그 자료에는 지구온난화 이론을 지지하는 학자들이 회의론자들의 논문을 주요 학술지에서 배제하려 한 것으로 볼 수도 있는 대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회의론자들의 비판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 아닐까?

그러나 기후변화 회의론자들의 주장은 과학과 과학자들에 대한 ‘상식’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것이다.

그 상식이란 과학자들이 현실 세계의 이해관계와 무관한 정직한 관찰자들일 뿐이며 그들이 제공하는 정보는 모두 믿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과학적 이론들은 자연 현상을 ‘반영’한다. 그러나 그런 이론들은 언제나 불완전하다. 그래서 자연 현상을 잘 설명할 수 있는 이론들이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이론들은 폐기되거나 보완된다. 과학자들은 각각의 이론에 따라 자신들이 갖고 있는 정보를 재구성하는데 그런 과정에서 이론의 타당성 여부가 검증되기도 하지만 심각한 오류가 생기기도 한다.

경쟁

예컨대 80만 년 전부터 현재까지 대기중 온실가스 농도와 온도 변화를 측정해 보면 지구온난화 이론이 맞는 것으로 드러나지만 이보다 훨씬 짧은 특별한 시기를 놓고 연구한다면 그 타당성은 부정될 수도 있다.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모두 다룰 수는 없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그중 중요한 일부를 선택해서 연구하는데, 무엇을 선택하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서로 다른 사람의 연구 결과를 검증한다. 그 결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지지받는 이론들이 채택된다. 상식과는 달리 많은 경우 과학 이론이 채택되는 과정에는 관찰 결과뿐 아니라 민주주의의 원리도 작용하는 것이다. 대부분 이런 과정이 잘 지켜진다.

그러나 현실의 민주주의가 그렇듯이 과학계의 민주주의에도 결함이 있다. 특히 과학자들과 그들이 속한 연구소 사이의 경쟁 ― 권위를 획득하는 것은 물론 더 많은 연구 자금을 지원받기 위한 ― 이 영향을 미친다.

많은 과학자들이 권위 있는 과학자들이나 교수들의 논문에 이견을 제시하기를 포기하는가 하면 자신의 연구 논문에 그들의 이름을 포함시켜 검증 절차를 부분적으로 회피하려 한다. 어떤 과학자들은 경쟁 관계에 있는 다른 과학자들의 논문 채택을 일부러 방해하기도 한다. 이스트잉글리아 대학에서 벌어진 일은 이런 현실의 일부다.

그러나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격으로, 지난 10여 년 동안 거대 석유기업들과 미국 정부의 후원 하에 계획적으로 그런 짓을 저지른 자들이 이런 얘기를 할 자격은 없다. 이들이 제시하는 이론들은 아주 단순한 관찰 결과도 설명하지 못한다.

지구온난화는 진행중이고 그로 인한 기후변화는 인류 대부분에게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 그리고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의 과학자 존 패링턴이 회의론자들의 주장을 반박하며 지적했듯이 이런 일들을 교정하려면 “연구 과정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동시에 이런 논쟁이 단지 과학적 논쟁이 아니라는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

“기후변화를 둘러싼 논쟁은 위험에 처한 인류 전체의 미래를 둘러싼 논쟁이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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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 노선을 분명히 움켜쥐어야 할 때

박설 기자

민주노총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개악 노조법과 전방위적 노조 탄압에 맞서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27일 1만 간부 집회를 시작으로 4월 말에 파업 등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미 철도노조, 화물연대, 건설노조, 금속노조 등이 4월 말 투쟁을 예고했다. 공무원노조와 전교조도 5월 초ㆍ중순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연초부터 대규모 구조조정과 무차별적 노조 탄압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민주노총이 투쟁에 나서겠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켜켜이 쌓인 불만을 조직하고 단호하게 정부에 맞서야 한다. 이것은 “[김영훈 위원장이] 투쟁복을 벗었다”는 보수 언론의 비아냥에 분명하게 반박하는 길이기도 하다.

그런데, 민주노총 지도부가 “투쟁과 교섭을 병행하겠다”며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이하 근심위) 참가를 결정한 것은 아쉽다. 지배자들이 이것을 ‘민주노총이 온건노선으로 변했다’는 신호로 여기고 있어 더욱 그렇다.

근심위는 개악 노조법의 테두리 안에서 노조 전임자의 활동을 조정하는 곳이다. 따라서 “개악 노조법[의] 불법ㆍ부당성을 폭로하고 무력화하기 위해” 근심위에 참가한다는 민주노총 지도부의 말은 무망하다.

전임자 활동 제한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전임자 활동 보장을 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더구나 근심위 참가는 7월 1일 법 적용을 앞두고 벌일 투쟁에도 제약을 가할 수 있다. 지난해 말 민주노총 지도부가 노사정 협의에 매달리다 제대로 싸워 보지도 못하고 추미애에게 뒤통수를 맞은 것처럼 말이다.

‘투쟁노선을 버리라’는 보수 언론의 주문은 오히려 노동조합 투쟁에 대한 저들의 우려를 보여 줄 뿐이다. 최근 전면 파업으로 대량 해고를 막아 낸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승리가 지배자들의 걱정을 더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이런 투쟁의 가능성을 확대하고 전진시키는 것이 민주노총 지도부의 몫이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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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주아 경제학의 위기》

학교에선 가르쳐 주지 않는 경제학의 역사

제공 책갈피 출판사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경제 위기가 여전히 전 세계를 짓누르고 있다. 죽어도 죽지 않는 ‘좀비’처럼 좀비 은행과 좀비 기업이 잇달아 출현했다. 자본주의는 심각한 위기에 빠졌지만, 각국 정부의 대규모 구제금융에 의존해 근근이 버티고 있다.

자본주의가 위기에 빠지면서 부르주아 경제학도 함께 위기에 빠졌다.

옮긴이인 경상대학교 이정구 교수가 후기에서 썼듯이 “부르주아 경제학의 주류인 신고전학파 경제학은 갖가지 모델과 수학ㆍ통계 기법을 자랑하지만 이번 경제 위기를 전혀 예측하지 못했을 정도로 무능하다.

“이런 비판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주류 경제학은 여전히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데, 그 이유는 기성 체제와 기업들의 엄청난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주류 경제학자들은 비주류 경제학과 정치경제학 분야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인적ㆍ물적 자원을 동원해 온갖 환상과 미신을 만들어 유포하고 있다.

“좀비 은행들과 기업들이 등장한 것처럼 자본주의 체제를 옹호하고 변호하는 부르주아 경제학도 이제 좀비 경제학이 됐다.”

이 책에서 말하는 부르주아 경제학이란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우는 경제학 전반을 가리킨다.

경제학의 시초라 할 만한 애덤 스미스와 리카도의 고전학파, 멩거, 뵘바베르크, 제번스, 마셜, 발라, 파레토, 클라크가 이끈 신고전학파(한계효용학파), 신고전학파를 날카롭게 비판하면서 등장한 케인스주의, 1970년대 케인스주의가 위기에 빠지면서 등장한 다양한 경쟁 학파들(프리드먼이 주창한 통화주의, 레이건 정부의 경제정책을 좌지우지한 공급중시경제학, 멩거와 뵘바베르크의 사상을 추종한 오스트리아학파, 맨큐와 로머, 스티글리츠의 신케인스주의, 스라파의 신리카도주의)이 그들이다.

이들은 다양한 이름으로 서로 경쟁해 왔지만 위기의 원인을 밝히고 해결하는 데는 하나같이 무능했다.

크리스 하먼은 이 책에서 부르주아 경제학이 왜 이렇게 됐는지 그 역사적 연원과 전개 과정을 다룬다. 특히 최근 경제 위기 와중에 다시 부상하고 있는 케인스주의를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 비판하는 데도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

이 책은 경제학의 역사를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훌륭한 입문서이며, 이데올로기가 아닌 과학으로서의 경제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산뜻한 청량제가 될 것이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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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라! 인권OTL》

한국의 인권 현장 취재기

오선희

세계 12위 경제 규모를 지닌 한국은 인권 수준이 어떨까?

<한겨레21>은 세계인권선언 60주년을 기념해 30회에 걸쳐 ‘인권OTL’을 연재했고, 그 이야기들을 책으로 엮었다.

이 책에는 한국 사회의 현실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인권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역사까지 담고 있어서 인권이나 사회문제에 관심이 있다면 경험이 없는 사람도 술술 읽을 수 있다. 

고등학교의 두발규제, 앉아서 일할 수 없는 백화점 여성노동자, 교도소 출소자들이 겪는 취업의 어려움, 전ㆍ의경들의 고통 등. 쉽게 지나쳐 버리거나 거의 접할 기회가 없던 현실들을 다시 바라보고 고민할 수 있게 한다.

하층민의 삶을 상징하는 반지하방의 역사가 박정희 정권의 ‘방공호’에서 비롯됐다는 이야기와, 국기에 대한 맹세가 폐지 논란을 거쳐 결국 수정되는 과정도 담았다.

‘최고 집 부자’ 상위 열 명이 집을 5천5백8채 소유하는 동안 전체 인구의 절반은 자기 보금자리 하나 없이 살아간다. 지하방ㆍ옥탑방을 비롯해 심지어 동굴이나 움막 같은 곳에서 비참하게 살아가는 사람만도 1백62만 명에 이른다.

‘양도할 수 없는 권리’인 인권이 국가 안보나 경제 논리 등에 짓밟히고 밀려나고 있다. 국가보안법을 들이밀며 ‘이적단체’ 운운하는 MB정부는 사상의 자유를 노골적으로 침해한다. 적을 이롭게 한다는 ‘이적’이 ‘이명박을 적대시하는 행위’라는 비아냥은 인권이 추락하는 한국의 현실을 보여 준다. 

후퇴하고 추락하는 인권 현실들을 보며 우울하고 막막하기도 하지만, 포기하기는 이르다. ‘이건 아니야’ 하고 외치는 사람들의 용기가 이 사회를 조금씩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게 하고 있다. 

촛불집회 진압을 거부한 이길준 의경의 양심선언은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두발규제를 폐지한 선린인터넷고등학교의 사례는 유쾌하다. ‘인권OTL’ 보도 후 서서 일하는 백화점ㆍ대형마트 노동자들에게 의자가 제공되기도 했다. 

‘OTL’ 좌절만 하고 있지 말고 ‘일어나라!’ 더 나은 현실을 향한 우리의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할 이유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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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으로 보는 마르크스주의 변증법》

변증법 ─ 세상을 바꾸는 철학

제공 책갈피 출판사

이 책의 지은이 바가반은 스리랑카의 변호사이며 마르크스주의자다. 바가반은 《청년 사회주의자》라는 잡지를 편집했는데, 이 책은 지은이가 이 잡지에 연재한 글을 모은 것이다.

이 책은 마르크스주의 철학, 그중에서도 유물론적 변증법을 다룬 개설서다. 마르크스주의 철학은 마르크스주의의 특정 이론들을 한데 통합하고 그 토대를 보강해 준다.

특히 철학은 역사적 전환점과 심각한 위기의 시기에 변혁적 사상과 지도에 매우 중요한 직접적 요소다.

이 책은 유물론적 변증법의 개념과 이론을 다양한 예(문학작품이나 자연과학 등)를 들어 설명한다. 특히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주되게 기초적 자연과학 지식을 이용해 변증법을 설명한다.

이 책을 감수한 최무영 교수가 추천사에 썼듯이, 이 책은 “자연과학자가 보기에도 공감이 가도록 타당한 방식으로 마르크스주의 철학을 해설하고 있으며, 이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일반인을 위한 대부분의 마르크스주의 철학 입문서는 자연과학에 대해 피상적이고 심지어 부정확한 정보를 담고 있어서 마르크스주의 철학의 올바른 토대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반해 바가반의 자연과학 지식은 마르크스주의 철학의 기본 전제를 뒷받침해 주기에 충분한 듯하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렵게만 보이던 마르크스주의 변증법을 유명한 문학작품과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자연현상이나 기초적 자연과학 지식을 이용해 쉽게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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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단결과 연대 행동이 저들의 공세를 막을 수 있다

2월 26일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사용자의 대량 해고 공세를 저지했다. 전면파업에 돌입한 지 열 시간 만에 사측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중단하겠다고 물러섰다.

한진중공업은 금호타이어와 함께 주요 구조조정 대상 작업장이었다. 한진중공업은 세계 조선시장의 유례없는 불황을 극복하려고 대규모 인력 감축과 노동조건 후퇴를 시도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저항에 밀려 이 계획을 중단해야 했다.

한진중공업 사측이 신속하게 후퇴한 배경에는 지방선거에 대한 고려도 있었던 듯하다. 부산에서 한진중공업 투쟁에 대한 지지가 확산되고 있었고, 이것은 확실히 한나라당의 지방선거 준비에 부담을 줄 터였다.

이제 정부는 금호타이어를 구조조정의 시범 케이스로 삼으려 한다. 한진중공업에서는 양보를 했지만, 금호타이어 전선에서는 공세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금호타이어 사측은 1천1백99명에게 해고를 예비통보했다.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은 3월 8~9일 파업 찬반 투표를 해 찬성 72퍼센트로 파업을 결의했다. 조만간 금호타이어는 저들과 우리의 힘을 시험하는 중요한 전장이 될 것이다.

이 투쟁이 승리하려면 최대한 광범하게 연대를 건설해야 한다.

분열지배 전략은 사장들의 병기고에 있는 핵심 무기다. 이것은 한꺼번에 모두를 공격하지 않고, 한 번에 한 노동자 집단만 공격해 고립시키는 전략이다.

오늘은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을, 그 다음에는 공무원 노동자들을 공격하고, 그런 공격이 성공한다면 그 다음에는 가장 어려운 상대들인 현대차나 기아차 노동자들을 공격하는 식이다.

이 전략을 패퇴시킬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연대를 건설하는 것이다.

그래서 금호타이어 노동자 투쟁 지원 운동 건설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광주 진보신당의 지도자 윤난실 씨가 투쟁 지원보다 중재를 자임한 것은 유감이다.

최근 경주 금속노동자들이 노동자 연대의 모범을 보여 줬다. 금속노조 경주지부 소속 22개 작업장이 발레오만도의 직장폐쇄에 항의해 3월 9일 전면 연대파업에 돌입했다. 그러자 발레오만도 사측은 바로 협상을 제의했다.

분열지배 전략

한편, 이명박 정부가 조성하는 도덕적 공포심도 분열지배 전략의 일환이다.

지금 이명박 정부와 보수 언론들은 여중생이 성폭행 뒤 살해당한 비극적 사건을 이용해 공포 분위기를 한껏 조성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여중생의 참혹한 죽음에 마음 아파하는 동안, 지배계급은 이 비극적 사건을 운동을 단속하고 억압을 강화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

지난해 이명박 정부는 연쇄 부녀자 살인범 강호순의 잔인한 살인 사건을 이용해 용산참사 항의 운동을 대중의 기억 속에서 지우려 한 바 있다.

지금 이명박 정부는 사람들의 불안감을 이용해 치안력을 강화하고 있다. 여중생 납치 살해 피의자 김길태 씨를 검거한다는 명목으로 갑호비상에 준하는 전 경찰 병력을 동원했다.

이를 통해 사회적 분위기를 냉각시키려는 것이다. 노동자 투쟁을 단속하는 효과를 냄과 동시에 집권당에 유리한 분위기에서 지방선거를 치르려는 속셈이다. 사회적 분위기가 냉랭해지는 것이 집권당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우파가 여성의 낙태권을 공격하고 정부가 낙태 단속에 나선 것이나, 이명박이 요즘 부쩍 성범죄, 학교 폭력 같은 문제들에 단호하게 말하는 것도 그래서다.

따라서 진보진영과 노동자 투쟁 지원 운동을 건설하는 사람들이 이런 문제에 대한 우파의 과장된 선동에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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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들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

전지윤 기자 ratm71@left21.com

<레프트21> 26호에 실린 새내기 대학생 홍현우 씨의 독자편지 “민주노총은 왜 반전, 민주주의 집회 참가에 소극적이었을까?”는 진지한 물음을 던진다. 이 편지는 2월 20일 서울역에서 열린 다양한 집회에 참가하면서 홍현우 씨가 본 “참으로 안타깝고 실망스러운” 일을 다루고 있다. 

홍현우 씨가 실망한 핵심 이유는 공공부문 집회에 참가한 노동자들 대부분이 뒤이어 열렸던 ‘아프가니스탄 파병 반대 집회’와 ‘민주노동당 탄압 반대 집회’에 참가하지 않고 해산해 버린 것에 있었다. 

이를 보고 홍현우 씨는 “예전부터 언론매체를 통해 접한 민주노총의 모습은 매우 투쟁적이었는데, 그런 투쟁성이 자신들에게 직접적으로 타격을 주는 부분에만 국한된 것”인가 하는 의문을 던진다. 또 이처럼 노동자들의 시야가 협소하다면 “과연 ‘혁명을 일으킬 수 있을까’ 하는 고민까지 하게 됐[다]”고 했다. 

홍현우 씨가 느낀 실망감은 충분히 공감이 간다. 이것은 노동자 투쟁에 연대하며 사회 변혁을 꿈꾸는 사람들이 흔히 겪을 수 있는 일이고 고민이다. 또, 사회주의자들이 반드시 답해야 할 매우 중요한 물음이기도 하다. 

아프가니스탄 파병이나 민주노동당 탄압 같은 문제는 결코 평범한 노동자들과 무관한 문제가 아니다. 복지나 교육에 쓰일 돈이 전쟁과 학살 지원에 쓰이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오늘날 전쟁과 신자유주의는 자본주의의 양 날개이며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미국 제국주의가 승리하면 세계의 지배자들은 더욱더 자신감을 갖고 곳곳에서 노동자들을 공격하는 데 박차를 가할 것이다. 

민주노동당 탄압 반대도 “공무원ㆍ교사 노동자들의 정치 활동 자유와 관련된 아주 중요한” 문제다. 이명박 정부는 이런 탄압으로 노동자들을 위축시키고 입에 재갈을 물린 다음, 더 손쉽게 경제 위기의 고통을 전가하려 한다. 

따라서 이 문제들에 맞서는 투쟁에 노동자들이 앞장서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그런데 왜 많은 노동자들이 임금이나 노동조건을 위한 투쟁에서 보이는 관심과 열의를 이런 문제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일까? 

그것은 일상적인 시기에 노동자들의 의식과 자신감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노동자들 대다수가 처음부터 이런 문제들의 연관성을 이해하고 자신감 있게 투쟁에 나선다면 자본주의는 벌써 무너졌을 것이다. 

한줌밖에 안 되는 지배자들은 압도 다수인 노동자들을 분열시키고 사기를 꺾고 힘을 약화시키려고 안간힘을 쓴다. 노동자들이 이해하지 못하게 세계를 낱낱이 조각난 파편으로 보이게 하고, 세상을 이끄는 것은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나 소수의 위인, 장군, 정치인들이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마르크스는 “일상적인 시기에 지배적인 사상은 지배계급의 사상”이며, 그것은 “지배계급이 물질적 생산수단뿐 아니라 정신적 생산수단도 통제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이처럼 “지배계급의 사상”에 젖어 있는 노동자들은 사회 변혁의 주체가 될 수 없는 것인가? 아니다. 노동자들이 사회 변혁의 주체인 이유는 그들이 처음부터 혁명적 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많은 노동자들이 조중동을 보고 온갖 선입견과 편견을 받아들인다. 그럼에도 노동계급이 중요한 이유는 그들의 객관적인 위치와 조건 때문이다. 

자본주의에서 노동자들은 자본가들의 지시와 통제에 따라 자동차, 선박을 만들고 자본가들에게 이윤을 가져다 준다. 자동차나 선박은 수많은 노동자가 집단적으로 협력해야만 만들 수 있다. 

그런데 그 집단적 협력은 생산을 위해서뿐 아니라 그것을 중단시키는 데도 쓰일 수 있다. 그럴 때 그 힘은 엄청날 수밖에 없다. 집단적 협력으로 기차ㆍ트럭ㆍ선박을 운행하고 석탄ㆍ철ㆍ석유도 채굴하던 힘이 그것을 멈추게 하는 데 사용될 때 자본가들의 생산과 이윤도 멈추게 된다. 

도끼

지금 그리스에서 벌어지는 일이 바로 이것이다. 바로 이런 잠재력 때문에 노동계급이 사회 변혁의 주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노동자들에게 사회 변혁의 잠재력이 있지만 “지배계급의 사상”에 물들어 그런 의식과 자신감을 갖지 못한다는 모순은 어떻게 해결될 수 있을까? 

그 열쇠는 바로 대중 투쟁에 있다. 로자 룩셈부르크는 “태초에 행동이 있었다”고 했다. 노동자들은 투쟁 속에서 세계와 자기 자신을 변화시킨다. 

자본주의는 끊임없이 임금과 노동조건을 공격해 노동자들을 투쟁에 나서도록 만들고, 노동자들은 투쟁 속에서 낡은 의식을 떨쳐내고 계급의식을 갖게 된다. 나는 2007년 이랜드 비정규직 투쟁 때 한나라당 선거운동원이었던 ‘아줌마’ 노동자들이 ‘전태일의 후예’가 되는 눈부신 과정을 목격한 적이 있다. 

그러나 투쟁이 자동으로 혁명적 의식을 낳지는 않는다. 투쟁하는 노동자들도 자본주의를 수용하는 것과 전복하는 것 사이에 있는 길, 곧 자본주의를 개혁하는 길로 나가기 쉽다. 

특히 노동조합 상층 지도자들이나 개혁주의 정치인들이 그것을 부추긴다. 이들은 대개 경제 투쟁은 노동조합이 하고 정치는 개혁주의 정치인들이 한다는 식의 분업을 받아들인다. 2월 20일 집회 때도 민주노총 지도부는 이런 논리에 따라 조합원들이 흩어지는 것을 방기했을 것이다. 

그런데 도끼로 잔가지만 치다 보면 도끼에 녹이 슬듯이, 자본주의의 개혁만 추구하다가는 노동자들의 잠재력이 충분히 발휘될 수 없다.   

따라서 노동자들의 잠재력을 임금과 노동조건 개선뿐 아니라 전쟁에 반대하고 정치 권력에 도전하는 방향으로 이끌려는 의식적 노력이 중요하다. 바로 여기서 홍현우 씨 같은 진지한 사람들이 모인 변혁 조직의 구실이 매우 중요해진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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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살아야 노동자가 산다?

박설 기자

정부와 금호타이어 사측은 노동자들에게 “고통 분담”을 주문하며, ‘회사가 살아야 노동자도 산다’고 말한다.

일부 노조 지도자들도 ‘회사 살리기’에 동참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여기곤 한다. 그래서 양보 교섭에 나서게 된다.

보수 언론들은 ‘노사 상생’을 부르짖으며 노동자들과 사장들이 ‘공동 운명체’인 것처럼 말한다. 노사가 힘을 합쳐 위기를 이겨내야 노동자들의 고용과 임금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오히려 사장들과 노동자들의 이해관계는 날카롭게 충돌하고 있다. 세계적 경제 위기 속에서 사장들은 이윤 회복을 위해 노동자들의 끝없는 희생을 강요한다.

1997년 IMF 위기 당시에도 기아차 노동자들은 1인당 1천~1천5백만 원씩 빚을 지면서 회사 구하기에 나섰지만, 정작 이들에게 돌아온 것은 구조조정과 상시적 고용불안이었다.

김우용 화성지회 ‘금속노동자의 힘’(현장조직) 의장은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회고한다.

“조합원들이 빚을 내서 회사에 돈을 보태고 임금과 상여금을 반납했지만, 사측은 이걸로 만족하지 않았어요. 그룹 전체에서 2만여 명이 회사를 떠나야 했습니다. 회사를 살리려고 애썼던 조합원들은 그때 이후로 애사심을 잃었죠.

“우리더러 허리띠를 졸라 매라던 경영진들은 고통을 분담할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경영권을 잃은 경영진들은 소송을 걸어 수백억 원대의 퇴직금까지 챙겼어요.”

현대차 정동석 조합원은 ‘노사상생론’이 “노동자들만 희생하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와 사측은 고통을 분담하자고 말하지만, 이것은 노동자들만 희생하라는 얘깁니다. 사장의 입장에서 보면, 경제 위기 속에서 회사를 살리려면 노동자를 죽여야 하는 것입니다.”

1998년 현대차 노동자들의 점거파업은 ‘회사 살리기’가 아니라 ‘노동자 살리기’만이 고용을 지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당시 선봉대원이었던 정동석 조합원은 이 점을 확신했다.

“노조가 처음에 양보를 계속했지만, 회사는 해고를 강행했습니다. 조합원들이 36일 동안이나 점거파업을 벌이니까, 그제서야 회사가 양보를 하더군요. 결국 우리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싸움에 나설 때 일자리도 지킬 수 있는 것입니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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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유럽의 경제 위기, 긴축 정책 그리고 저항

유럽의 민간부채 위기가 공공부채 위기로 전이됐다. 그리스가 대표적이지만, PIGS(순서대로 포르투갈,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을 가리키는 영어 낱말 첫 글자의 조합)와 영국 등 다른 나라들도 부채가 엄청나게 증가했다. 

그리스 총리 파판드레우는 독일ㆍ프랑스ㆍ미국을 순방하며 그리스 국채 금리를 낮추려 한다. 그러나 그리스 국채 금리는 여전히 매우 높다. 급한 불은 껐지만 4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를 감당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파판드레우는 엄청난 압력을 받고 있다. 그래서 노골적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가리지 않고 싸잡아 공격하고 있다. 임금과 연금 삭감 폭이 적나라하게 공표되고 있다. 

이에 대한 분노가 치솟고 있다. 지금 노동자들은 재무부 건물을 점거하고 있고, 국립인쇄소 노동자들이 긴축예산안을 인쇄할 수 없다며 점거에 들어갔으며, 환경미화원들이 파업을 하는 등 다양한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3월 11일에는 또다시 총파업이 계획돼 있다. 노동조합 지도자들은 기층의 압력에 떠밀려 반격에 나서고 있다. 

그리스 좌파들의 대응은 불균등하다. 그리스 사회주의노동자당(SEK)이 속해 있는 반자본주의좌파연합이 전면에 나서고 있고 공산당과 쉬리자(좌파연합)가 뒤따르는 모양새다.

눈에 띄는 것은 이주자들이 저항에 참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주자들이 총파업에 조직적으로, 규모 있게 참가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경제 위기 때문에 유럽 전역에서 이슬람 혐오 등 인종차별이 더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의미심장한 반격이다. 

최근 이탈리아 나폴리에서도 이주자들이 규모 있게 시위에 참가했지만, 안타깝게도 이탈리아의 급진좌파들이 약해진 탓에 적절하게 대응을 못했다.

그리스의 저항은 인접국에서 파급 효과를 낼 수도 있다. 많은 유럽인들이 이 위기를 유럽연합 전체의 위기로 본다. 

유럽의 급진좌파들은 그리스에 대한 연대를 건설하려 한다. 또, 그리스의 긴축 정책에 반대하는 공동 성명서를 준비하는 중이다.

파급 효과

한편, 영국에서도 최근 대중의 불만 급증으로 (그동안 확실한 듯하던) 보수당의 5월 총선 승리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보수당이나 노동당이나 둘 다 긴축재정을 시행하려 하지만, 삭감 폭이 너무 크고 빠르면 지지율이 하락할 수 있어 눈치를 보며 속도를 조절하며 책략을 부리고 있다. 

그래서 최근에 노동당과 보수당 모두 총선이 끝날 때까지 긴축을 유예하자고 했다. 

그럼에도 대학에서는 예산이 삭감되고 있다. 예컨대, 런던대학교 킹스칼리지에서 공격이 진행되고 있고, 학생들이 점거 투쟁으로 대응하고 있다. 공무원노조도 파업을 결의했다. 

투쟁의 발전 속도는 그리스보다 느리지만 긴축정책에 맞선 상당한 저항이 앞으로 예상된다.

2009년 가을에 집권한 독일 정부는 취약해 지금껏 무엇 하나 추진하지 못했다. 감세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예산 부족으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허약한 정부가 제대로 공격을 추진하지 못하는데도 노조 지도부가 자발적으로 양보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일자리 나누기를 명분으로 임금 삭감과 노동시간 단축에 합의했다. 공공부문 노조도 ‘예산이 부족하다, 우린 한 배에 탄 운명이다’ 따위 얘기를 하며 비슷한 합의를 했다. 디링케(좌파당)가 이를 반박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디링케는 지난 2월 드레스덴에서 1만 5천 명이 모인 반나치 시위를 성공적으로 조직했고 아프가니스탄 반전 집회에도 적극 참가하고 있다. 

3월 첫째 주에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증파 결정을 하자 디링케는 (불법이지만) 의사당 안에서 반대 집회를 주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디링케는 3월 20일과 6월 12일을 경제 위기 고통전가 반대 행동의 날로 잡고 있다. 학생 운동 단체들의 참가를 고무하고 있다. 

비록 불균등하지만, 유럽 전역에서 노동자 저항이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그리스의 저항은 인접국에서 파급 효과를 낼 수 있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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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대량 해고 명단 통보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이 파업을 결의하다

모승훈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이 72.3퍼센트의 높은 찬성률로 파업을 결의했다.

해고 대상자들에게 명단이 통보된 뒤였지만, ‘산 자’와 ‘죽은 자’를 뛰어넘어 많은 조합원들이 찬성표를 던졌다.

사측은 1천1백99명에게 해고를 예비통보하고 대폭적인 임금 삭감을 강요했다. 노동자들은 워크아웃이 진행된 후 두 달 넘게 구조조정 동의서를 제출하라는 채권단과 정부, 사측, 보수언론 등의 갖은 비난과 협박에 시달렸다.

이번 파업 결정은 이런 공세에 굴하지 않고 싸우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 준 것이다.

이제 노동자들이 파업을 결의한 만큼 저들의 고통전가 공세는 더욱 거셀 것이다.

기획재정부 장관 윤증현은 연일 “회사를 살리기 위해 노조가 구조조정에 동의해야 한다”며 사측과 채권단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사측 관리자는 “현재의 부실은 금호타이어 스스로 자초한 것”인데도 “정작 수술을 받아야 할 환자(노동자)가 수술을 거부하니 도리가 없다”며 “부도”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앞으로 부도 협박이 거셀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이런 협박에 맞서서 우리 쪽에서도 선명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노조가 주장하는 “조건[노동자 희생] 없는 자금 지원”을 위해서는 공기업화 요구가 필요하다.

최근 쌍용차가 또다시 자금난에 빠져 지원을 요청했고, 노동자들은 또다시 고용불안에 떨고 있다. 이것은 국가가 책임지고 기업을 운영하면서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보장하는 게 가장 타당함을 보여 주고 있다.

지난 7일에 구성된 금호타이어 가족대책위(이하 가대위)의 엄희영 씨 말대로 “노동자들이 교대근무로 새벽을 밝히며 막대한 영업이익을 내고 있을 때 경영진의 무리한 기업 확장과 도박성 해외투자로 회사가 위태로워졌다.”

그런데 정작 이것을 책임져야 할 박삼구 회장은 경영권을 보장받았다. 채권단은 투자자들에게도 현재 주가보다 더 높은 가격에 주식을 매입해 줬고, 알짜배기 계열사인 대한통운 지분도 보장했다.

채권단은 “막판까지 버틴 투자자들에게 하나라도 더 주면서” 노동자들은 “쓰다가 버리는 일회용 소모품”(가대위 김복심)처럼 취급했다.

따라서 금호타이어 노조 지도부는, 지금은 철회했지만 지난 교섭에서 제시했던 양보안에 미련을 둬서는 안 된다.

일회용 소모품

지도부는 “단 한명의 정리해고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던 말을 실천해야 한다.

특히, 지금은 해고대상자가 아니지만 엄청난 임금 삭감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이른바 ‘산자’들을 조직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들과 함께 16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단호하게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간담회, 가대위ㆍ연대단체와 함께하는 전체 조합원 집회, 거리 홍보전 등을 조직해 노동자들의 자신감을 끌어올려야 한다.

강력한 투쟁을 통해 정리해고를 중단시킨 한진중공업의 경험에서 배워야 한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와 지역 단체들도 연대 투쟁을 통해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줘야 한다. 고무적이게도 민주노총 광주본부가 “총파업을 목표로 연대 투쟁을 조직하겠다”고 밝혔다. 광주 지역 단체들도 지역대책위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상반기 투쟁의 혈로를 개척”(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하기 위해서라도,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이 승리할 수 있도록 연대 투쟁을 건설해야 한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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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당은 ‘중재’가 아니라 연대 투쟁에 힘써야 한다

박설 기자

“금호타이어 사측과 노동자 모두가 함께 협력해 위기를 극복해야 합니다.” 진보신당 윤난실 광주시장 예비후보가 금호타이어에서 ‘노사상생’을 위한 “합리적 중재자”를 자처하며, 민주당의 일부 후보들과 ‘합동 의견서’를 발표했다. 

민주노동당은 여기에 동참하지 않았다. 장원섭 광주시장 예비후보는 “‘노사상생’과 ‘중재자’라는 애매모호한 수사로 문제의 본질을 덮”지 말라며  “노사상생은 경영진의 [부실]책임에 면죄부를 준다”고 옳게 반박했다.

윤난실 후보가 낸 ‘합동 의견서’ 초안은 더 문제가 많았다.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는, 초안에 “노사가 상생하는 워크아웃 모범”, “긴급 운영자금 투입이 노조의 [구조조정] 동의서를 받는 데 큰 도움” 등의 표현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윤난실 후보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협상 중재자로서의 “정치력을 과시”(<오마이뉴스>)하고 싶은 듯하다. 그리고 이를 위해 광주의 ‘여당’인 민주당과 손을 잡은 것이다.

그러나 진보정당은 선거에서도 노동자 투쟁을 선명히 지지ㆍ고무하는 입장을 내걸어야 한다. 그래서 “선거 명함 대신 금호타이어 특보를 돌리겠다”고 선언한 민주노동당 예비후보들은 돋보인다.

더구나 윤난실 후보의 행보는 “광주에서 민주당[을] 심판하자”는 자신의 제안과도 어긋난다. 사실 진보신당의 주요 인사들은 노무현 정부 때 ‘열린우리당 2중대 노선’이 문제라며 민주노동당 자주파 진영을 비판하지 않았던가. 윤난실 후보의 행보는 그런 비판의 진정성을 의심케 한다.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이 대량 해고에 맞서 투쟁을 시작한 지금, 진보정당은 ‘중재자’가 아니라 이 투쟁을 확고하게 지지하고 엄호하는 태도를 취해야 한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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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

거리에서 힘과 희망을 조직한 게이 정치인 ‘하비 밀크’

최윤진

동성애자인 하비 밀크는 자신을 ‘자본주의 하수인’이라고 생각하는 평범한 증권회사 샐러리맨이다. 밀크는 마흔 살 생일을 앞두고 스스로 삶의 변화를 위해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한다. 샌프란시스코에는 노동계급 게이들이 커뮤니티를 이루며 살고 있었고, 밀크도 그곳에서 새로운 삶을 꾸린다. 

1960년대 전후 호황기에 흑인 민권 운동과 동성애자 해방 운동이 발전했다. 동성애자 억압에 맞선 대표적 투쟁 중 하나인 ‘스톤월 항쟁’도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일어났다. 

여느 게이바들처럼 ‘스톤월’도 경찰들에게 뒷돈을 챙겨 줘 가며 술집을 운영해야 했고 경찰은 곧잘 기습적으로 단속을 했다. 그러나 한 레즈비언이 경찰 단속에 항의하면서 경찰이 감당하기 어려운 폭동으로 번졌다. 그리고 이 항쟁은 인권과 더 많은 요구를 원하는 운동으로 발전했다. 

밀크도 자신이 거주한 지역에서 게이들이 혐오스러운 존재로 차별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했다. 억압받는 삶이 바뀌려면 스스로 변할 뿐만 아니라 사회가 변해야 한다는 것을 절감하게 된 것이다. 

그 후 세 차례 도전 끝에 시의회 의원으로 당선한 밀크는 당선보다도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투쟁이 더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밀크는 동성애자들뿐만 아니라 노동자, 여성, 노인의 이익을 옹호했다. 쿠어스 맥주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했고 그들에게서 지지를 이끌어냈다. 

밀크는 분노를 조직하는 데 탁월했다. 그는 의회에 진출하는 이유를 ‘권력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 아니라 거리의 권력을 의회로 반영하고 그들을 대표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브릭스법(동성애자 차별 금지를 폐지하고 공립학교에서 동성애자 교사를 해고하는 법)에 맞서 싸우는 동성애자 교사 노동자들의 투쟁에서, 밀크는 이 투쟁이 성적 취향의 문제만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생존 문제임을 강조하며 연대를 호소했다. 

탁월한 운동가이자 정치인인 밀크가 거리의 지지에 힘입어 의회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는 동안, 경찰 출신 의원인 댄 화이트는 정치적 꼼수를 부리다가 의원 자격을 상실한다. 그러자 밀크를 지지한 샌프란시스코 시장과 밀크를 살해한다. 

댄 화이트에게 고작 5년 형이 선고되고 사건이 마무리됐을 때, 샌프란시스코 시민 3만 명은 거리로 나와 촛불을 들고 행진을 한다. 

영화 <밀크>는 하비 밀크의 실제 삶을 다뤘다. ‘하비 밀크의 시대’를 훌륭한 연기, 극본, 연출로 표현했다.  무엇보다 진심으로 차별을 어떻게 깨부술 수 있는지 다룬 훌륭한 영화다. 

밀크는 주 의회 선거에 출마해 경쟁자인 민주당 후보에게 ‘거리에서 동성애자가 데이트 중 살해당했을 때 당신의 정당은 그를 방어하지 않았다’며 날카롭게 꼬집는다. 

밀크는 선거 공간에서 희망을 이야기하지 않고 오직 불평과 불만을 이야기한다며 비아냥거리는 민주당 후보에게, 평범한 이들의 설움과 분노를 조직하는 것만이 희망이라는 것을 보여 줬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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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퇴교를 앞둔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3학년 김예슬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G세대로 ‘빛나거나’ 88만원 세대로 ‘빚내거나’ 그 양극화의 틈새에서 불안한 줄다리기를 하는 20대. 무언가 잘못된 것 같지만 어쩔 수 없다는 불안에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20대.

우리들의 다른 길은 이것밖에 없다는 마지막 믿음으로 이제 나의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나는 25년간 긴 트랙을 질주해왔다. 친구들을 넘어뜨린 것을 기뻐하면서, 나를 앞질러가는 친구들에 불안해하면서. 그렇게 ‘명문대 입학’이라는 첫 관문을 통과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더 거세게 채찍질해 봐도 다리 힘이 빠지고 심장이 뛰지 않는다. 지금 나는 멈춰서서 이 트랙을 바라보고 있다. 저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취업이라는 두번째 관문을 통과시켜 줄 자격증 꾸러미가 보인다. 다시 새로운 자격증을 향한 경쟁이 시작될 것이다. 이제야 나는 알아차렸다. 내가 달리고 있는 곳이 끝이 없는 트랙임을. 

이제 나의 적들의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이름만 남은 ‘자격증 장사 브로커’가 된 대학. 그것이 이 시대 대학의 진실이다. 국가와 대학은 자본과 대기업의 ‘인간 제품’을 조달하는 하청업체가 되었다. 기업은 더 비싼 가격표를 가진 자만이 접근할 수 있도록 온갖 새로운 자격증을 요구한다. 10년을 채 써먹을 수 없어 낡아 버려지는 우리들은 또 대학원에, 유학에 돌입한다. ‘세계를 무대로 너의 능력만큼 자유하리라’는 넘치는 자유의 시대는 곧 자격증의 시대가 되어버렸다. 졸업장도 없는 인생이, 자격증도 없는 인생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큰 배움 없는 ‘大學 없는 대학’에서 우리 20대는 ‘적자세대’가 되어 부모 앞에 죄송하다. 젊은 놈이 자기 손으로 밥을 벌지 못해 무력하다. 스무살이 되어서도 꿈을 찾는 게 꿈이어서 억울하다. 언제까지 쫓아가야 하는지 불안하기만 하다. 나는 대학과 기업과 국가, 그들의 큰 탓을 묻는다. 그러나 동시에 내 작은 탓을 묻는다. 이 시대에 가장 위악한 것 중에 하나가 졸업장 인생인 나, 나 자신임을 고백할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나는 오늘 대학을 거부한다. 더 많이 쌓기만 하다가 내 삶이 시들어버리기 전에. 쓸모있는 상품으로 ‘간택’되지 않고 인간의 길은 ‘선택’하기 위해. 이제 나에겐 이것들을 가질 자유보다는 이것들로부터의 자유가 더 필요하다. 나는 길을 잃을 것이고 상처받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이 삶이기에, 생각한대로 말하고 말한대로 행동하고 행동한대로 살아내겠다는 용기를 내련다. 이제 대학과 자본의 이 거대한 탑에서 내 몫의 돌멩이 하나가 빠진다. 탑은 끄떡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학을 버리고 진정한 大學生의 첫발을 내딛는 한 인간이 태어난다. 내가 거부한 것들과의 다음 싸움을 앞두고 말한다. 그래, “누가 더 강한지 두고 볼 일이다.”

입력 2010-03-11 ⓒ레프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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