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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민영화 위한 역·기지 회수 중단하라

이명박 정부가 다음 정부로 넘어가는 듯하던 KTX 민영화를 위한 수순을 다시 밟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최근 철도공사 소유의 역사 3백45개와 차량기지 23개 등을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KTX가 민영화되면 민간 사업자에게도 제반 시설물을 임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당장 철도공사의 자산은 5조 5천억 원이나 줄어든다. 철도공사의 부채 비율은 1백30퍼센트에서 3백85퍼센트로 대폭 늘어난다. 이것은 철도공사의 부실을 빌미로 한 민영화·구조조정 압박이 더 커질 수 있음을 뜻한다.

실제로 철도 노동자들은 역·기지 회수가 민영화를 위한 수순이며, 구조조정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여기고 있다. 이미 올해까지 5천1백15명의 인력 감축이 추진되고 있는데, 이제 구조조정의 칼날이 훨씬 거세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민영화는 재앙이다" 8월 31일 민주노총 파업 집회에 모인 철도 노동자들 ⓒ사진 박재광

정부가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다시금 민영화 카드를 꺼내든 것은 차기 정권에서 곧바로 민영화를 추진하려고 해도 사전 정지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내년 예산안에도 ‘재정 건전성’을 강조하며 공기업 매각을 촉구하고 있다.

철도노조는 이런 정부의 도발에 당황한 듯했지만, 신속하게 투쟁 대열을 갖추고 있다. 10월 4일에는 확대쟁대위 회의를 열어, 국토해양부가 시설물 회수를 강행하면 전면 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노조가 지난 6개월 동안 KTX 민영화 반대 투쟁을 적극 조직해 왔던지라 간부들과 활동가들은 “싸워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근 76.6퍼센트의 높은 지지로 임단협 쟁의를 결의하고, 현장 투쟁이 확대돼 온 것도 자신감의 밑천이 됐을 것이다. 고무적이게도 직고용 비정규직 노동자 1천5백여 명을 조직한 것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

정부와 박근혜의 위기가 커지는 상황도 노동자들에게 불리하지 않아 보인다.

갈팡질팡

당장 노조가 전면 파업 돌입을 선언하자, 노동부는 그동안 외면해 온 해고자 복직 등 단체협상 중재안을 제시하며 급한 불 끄기에 나섰다. 정부는 10월 5일로 예정했던 역·기지 회수 심의도 일주일 뒤로 연기했다.

이것은 정부와 새누리당이 갈팡질팡할 때, 노동자들이 단호하게 싸운다면 승산이 있음을 보여 준다. 폭넓은 단체들과 함께 KTX민영화저지범대위를 만들어 꾸준히 홍보전 등을 진행하며 여론을 환기시켜 온 것도, 정부의 갑작스런 공격 시도에 맞서는 데 도움이 됐다.

물론, 정부는 쉽게 민영화 추진 의지를 꺾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굽힘 없이 투쟁을 건설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철도노조 쟁대위가 결정한대로, 만약 정부가 역사와 차량기지 회수를 강행한다면 전면 파업으로 맞서 정부를 좌절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