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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제이엠의 통쾌한 승리:
“더는 밀릴 이유가 없습니다”

용역깡패 투입과 직장폐쇄에도 굴하지 않고 두 달 동안 굳건하게 투쟁한 에스제이엠 노동자들이 유리한 정치 지형과 여론 속에서 통쾌한 승리를 거뒀다. 

에스제이엠은 정권의 비호 아래 ‘노조파괴 드림팀’인 창조컨설팅과 컨텍터스를 동원해 천인공노할 폭력을 휘두르고 민주노조 파괴에 나섰다. 

 

그러나 에스제이엠 노동자들은 단결해서 저항했다. 노동자들의 투쟁 덕에 용역 폭력에 대한 규탄 여론과 연대도 확산됐다. 사측은 관리자들과 해외 인력까지 몰래 불러 공장을 돌렸지만, 조합원들이 복귀하지 않아 생산은 평상시의 40퍼센트 수준에 불과했다. 투쟁이 장기화되면 에스제이엠뿐 아니라 에스제이엠에 부품을 전적으로 의존하는 현대차와 기아차 생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사측은 결국 공개 사과, 조합원 1인당 9백만 원의 위로금 지급, 비정규직 5명 정규직화, 단체협약 해지 철회와 단협 준수 등을 약속하며 백기투항했다.   

에스제이엠의 승리는 지난 5년간 무려 노조 열네 개를 파괴했다는 ‘직장폐쇄 - 용역 투입 - 어용노조 설립’ 공격에 맞서 반격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오고 있다. 

정준위 에스제이엠 수석 부지회장이 어떻게 승리할 수 있었는지 말한다.

조합원들의 굳센 단결이 승리의 비결이었습니다.

직장폐쇄 당한 상황에서 승패의 관건은 투쟁 중인 조합원들의 이탈 여부입니다. 사측은 어용노조를 세우고 온갖 협박과 회유를 통해 조합원들에게 복귀하라고 종용했습니다. 그러나 조합원들은 사측에게 엄청난 배신감과 분노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똘똘 뭉쳤습니다. 조합원 전원이 여름 휴가를 반납하고 찜통 더위에도 매일 투쟁했습니다. 심지어는 용역깡패에 맞아 다친 조합원들도 붕대를 감고 집회에 참여하는 투혼을 보여 줬습니다.

ⓒ사진 제공 금속노조 에스제이엠지회

이탈자가 거의 없었고, 장기화하더라도 조합원들이 이탈할 조짐을 보이지 않자 사측은 당황했습니다. 사측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도 해결 의지를 보여 줬습니다. 그래서 청문회에 불려 나가기 하루 전에 결국 두 손을 들었습니다.

여론의 뭇매

연대도 큰 힘이 됐습니다. 사측의 공격이 있자마자 며칠 안에 28개 단체가 모여 안산지역공대위를 결성했습니다. 경기지원대책위도 결성됐고요. 연대 단체들은 조합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문화제를 개최하고, 여론을 우호적으로 만드는 일에도 적극 나섰습니다. 고용노동지청, 검찰지청 등에서 기자회견과 1인 시위 등을 전개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금속노조 경기지부가 큰 힘이 됐습니다. 금속노조 경기지부 대의원대회에서 투쟁 중인 에스제이엠 조합원들을 지원하려고 매달 1인당 2만 원씩 인출하기로 결정했고, 에스제이엠 승리를 위해 9월 13일 6시간 파업도 진행했습니다. 8월 8일부터 공장 앞에서 철야 농성에 돌입했는데, 금속노조 경기지부 산하 지회 간부들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밤새 농성장을 지켰습니다.

9월 들어서는 전국에 있는 금속노조 지역지부에서도 올라와 철야 농성에 함께했어요.

우리가 직장폐쇄 직후에 전국의 금속 작업장을 돌면서 연대를 호소했는데, 당시 노조 간부들이 적극적으로 결합해 주셨습니다. 금속 작업장에서 민주노조 파괴 공작에 더는 밀려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지요. 에스제이엠은 일종의 저지선이었습니다.

수천 명이 모이는 집회가 공장 앞에서 여러 차례 개최됐고, 이런 연대 덕택에 조합원들이 승리할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사측은 지난 4월 최초로 생산 라인에 비정규직 5명을 투입했습니다. 노조에서 막내들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번 투쟁에 열심히 참여했고, 노조도 이들의 정규직화를 요구해 5명을 정규직화하겠다는 약속을 사측에게 받아냈습니다.

우리는 승리했지만, 여전히 쌍용차 해고자 동지들을 비롯해 많은 노동자들이 투쟁하고 있습니다.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힘을 얻어 승리할 때까지 투쟁하기를 바랍니다. 저희도 적극적으로 연대에 나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