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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를 골방으로 돌려 보내려는 마포구청

마포구에 거주하는 성소수자 모임인 마포레인보우주민연대(이하 마레연)는 지난해 12월 초 마포구청에 현수막 광고를 신청했다.

현수막 문구는 “지금 이곳을 지나가는 사람 열 명 중 한 명은 성소수자입니다”와 “LGBT(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 지금 여기에 우리가 살고 있다”였다.

그런데 마포구청은 ‘LGBT’는 너무 “직접적”이고, ‘지금 이곳을 지나는 사람 열 명 중 한 명은 성소수자’라는 말은 “과장”이라며 현수막 게시를 불허했다. 심지어 ‘여기 살고 있다’는 내용이 “위협적”이고, “미풍양속을 해칠 우려”가 있으며, “청소년 보호·선도를 방해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성소수자들에 대한 차별적 태도와 혐오감을 거침없이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목소리를 내는 것은 “위협”도 아니고 억압받을 일도 아니다. 얼마 전 국가인권위도 “동성애는 세계적으로 자연스러운 성적지향의 하나로 인정되고 있다”고 했다. 상당히 억압적인 사회조차 인구의 6~10퍼센트는 성소수자라는 사실은 정설로 받아들여진다. 은평구청과 서대문구청, 성북구청 등은 마레연의 문구와 동일한 현수막 광고를 아무 문제 없이 허가했다. 따라서 문구를 수정할 이유가 전혀 없다.

문제의 본질은 마포구청이, 가사와 육아를 담당하는 가족만을 ‘정상’으로 여기는 자본주의 체제의 논리를 그대로 들이밀며 성소수자들에게 존재를 숨기라고 강요한 것이다. 또 마포구청의 행태는 “(국가가) 사회 구성원들이 갖고 있는 동성애에 대한 혐오와 편견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는 국가인권위 권고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마레연과 이들을 지지하는 주민, 활동가 들은 마포구청에 항의하는 1인 시위를 이어 왔다. 마레연은 이 항의 운동에 대한 연대를 넓혀 가려 한다.

2월 18일에는 30여 개의 단체들과 개인들이 항의 기자회견을 열고, 마포구청이 원안대로 현수막을 허가하지 않는다면 항의 행동을 계속 확대할 것이라는 의지를 다졌다. 이 기자회견에 노동자연대다함께 서부지구 회원들도 함께했다.

우리는 성소수자에게 숨죽여 살 것을 강요하는 이 사회의 부당한 차별에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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