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별노조 전환과 현장조합원 중심
<맞불> 2호 | 발행 2006-06-24 | 입력 2006-06-24
민주노총은 6월 19일부터 30일까지를 산별노조 전환 총투표 기간으로 정했다. 주로 금속연맹 소속의 현대차ㆍ기아차ㆍ대우조선 등 대기업 노조들에서 총투표가 있을 예정이다. 각 기업에서 조합원 3분의 2가 찬성할 때 산별 전환이 가결된다.
산별노조가 조직 형태상 더 큰 범위로 노동자들을 조직한다는 점에서 산별 전환 투표에 찬성표를 던지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일부 대기업 노조에서 나타나는 협소한 부문주의는 산별 전환의 걸림돌이다. 예컨대 기아차에서 실리주의를 내세운 친사용자 성향의 현장조직 ‘조합원과함께’는 산별 전환 시기상조론을 편다. ‘지금도 충분히 조직력이 있는데 굳이 부품업체ㆍ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한 조직으로 묶여야 될까’ 하는 일부 조합원들의 후진적 정서에 기대는 것이다.
물론 산별노조를 무슨 ‘만병통치약’처럼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 산별노조에 대한 무비판적 지지자들은 ‘산별노조가 되면 기업별 울타리를 뛰어넘어 계급적 연대가 가능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분열도 해소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동안 산별로 전환한 노조들 중에 “미조직ㆍ비정규직 노동자 대중을 조직하고 대표하는 활동을 제대로 전개했던 노조들이 거의 없었다.”(임영일, <연대와 실천>133호) 그래서 “무늬만 산별”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산별 전환 이후에도 같은 금속산별노조 아래 완성차 4사만의 자동차업종본부를 따로 꾸리거나 정규직 지부와 비정규직 지회를 따로 조직하려는 움직임도 우려스럽다.
2004년 서울대병원 파업 때 일부 보건의료노조 간부들이 보인 “왜 우리 안의 문제를 밖에서 간섭하고 비판하냐”던 태도는 산업별 울타리에 갇힌 모습이었다. 노사관계로드맵은 같은 산별노조 조합원이라도 타사업장 출입을 금지해 연대를 제한하려 한다. 이처럼 조직 형태를 산별노조로 바꾸는 것이 자동으로 계급적 단결과 연대라는 내용을 채워주는 것은 아니다. 산별노조의 강력한 옹호자들 중 적잖은 사람들이 이런 조직 형식주의 사고를 하고 있다.
연대파업
한편, 산별노조가 모든 권한과 자원을 상층 지도부에 집중시켜 노조의 관료화와 기업별 현장 활동의 침체(현장 공동화)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가 왼쪽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로 2004년에 보건의료노조 지도부는 현장조합원들의 활동을 제약하는 ‘10장 2조’를 합의하고 서울대병원지부의 파업을 가로막았다. 미국자동차연맹(UAW)은 산별 지도부의 승인 없이는 지부 파업을 못하게 돼 있다.
이처럼 권한이 집중된 상층 지도부와의 협상을 통해 현장 노동자들의 투쟁을 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고 일부 사용자들은 산별노조를 지지하기도 한다.
경총 부회장 김영배는 “노조 지도부가 운신의 폭을 넓혀 확실한 리더십을 갖는 것이 [좋다]”며 “개별 기업에서 노사가 싸우는 것보다 산별 차원에서 정리해주면 … 협력적 관계를 가져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매일노동뉴스>2005년 8월 18일치)
그러나 산별노조에서 노동운동이 어떻게 나아가느냐는 조직 형식 자체가 아니라 계급 세력 균형과 현장노동자들의 투쟁에 달려있다.
활동가들은 산별 전환을 원칙상 지지하면서도 계급적 연대와 투쟁이라는 내용을 채우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산별노조의 위험성을 경계하면서 아래로부터 현장조합원들의 통제와 투쟁, 조직을 건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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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 김인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