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독자편지 중동 혁명과 홍대 투쟁 승리:
저항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집트의 무바라크가 결국 물러났습니다. 이집트 인구 8천만 명 중 2천만 명에 달하는 노동자들이 총파업을 해서, 한국의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이집트 산업의 70퍼센트가 휴업할 정도였습니다.

그 결과, 시위 초기 당시에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 마냥 “나는 너희의 아비다”라면서 시위대를 비판하는 등 당당한 척 하던 이집트의 MB는 물러났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이집트 노동자들은 독재자가 물러난 것에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인구 대부분이 2달러 미만의 소득으로 살아가고 있기에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민주노조를 만들면서, 어용노조를 처벌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투쟁 과정에서 이집트인들의 의식이 많이 발전했습니다. 그동안 그들을 갈라놓았던 종교, 성적 차별이 약해진 것 같습니다. 무슬림들이 예배할 때 기독교인들이 그들을 보호하는가 하면, 시위에 참가했던 한 여성은 “시위에 참가하는 동안, 자신은 여성 비하적인 말을 들은 적이 없습니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집트 혁명의 성공은 결국 중동 여러 지역으로 확대되면서 이집트, 튀니지 사이의 있는 국가 리비아로 향했습니다. 비록 리비아의 대통령 카다피는 ‘친서방’적으로 알려진 둘째 아들 이슬람의 말을 빌어 “리비아는 튀니지와 이집트와 다르다”며, 권력을 지키고자 친정부 시위대를 이용하고 심지어 용병까지 고용해서 시위대를 공격하는 등 쉽게 물러나려고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는 오래전에 미국에 투항했고, 여러 인권탄압으로 대중의 분노를 산 바 있습니다.

그래서 이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여러 외교관들이 사퇴하고 군대와 부족들의 일부가 돌아섰고, 시위가 처음 일어난 뱅가지는 시위대에 의해 장악되는 등 머지않아 카다피 역시 무바라크와 다를 바 없이 쫓겨나지 않을까 합니다.

이 중동의 혁명은 신자유주의와 정치적 불의에 반감을 가진 세계인들의 공감을 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중동에서도 먼 나라인 세르비아와 이탈리아, 심지어는 중국에서도 시위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중동 저항의 물결이 경제는 물론 정치를 망치고 있는 MB정부에 실망한 많은 한국인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참가한 홍대 앞 〈레프트21〉 가판에서 한 학생이 찾아와서 “이 신문을 구입하면 돈이 이집트로 전달됩니까?” 하고 물어보고 신문을 구입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저의 소개로 이집트 대사관에서 열렸던 이집트 혁명을 지지하는 집회에 참가한 바 있는 한 선배는 “이집트인들의 뜨거운 저항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며 고마워하고, “한국이나 북한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하고 말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 나라에서도 “이집트처럼 싸우면 승리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올 수 있는 사례가 나왔습니다.

그것은 40여 일간 투쟁을 통해서 20만 원의 임금인상과 노조 인정 그리고 조합원 전원고용을 따낸 홍대노동자 투쟁이 그것입니다. 이분들의 투쟁은 평범한 홍대학생과 연예인 김여진 씨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심지어 국외의 여러 저명한 진보적인 교수와 단체들이 연대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 밖에 지난해에 영웅적인 공장점거파업을 벌였던 현대차 비정규직노동자들이 2차 파업을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한국노총 지도부가 투쟁을 안 하는 것에 항의해서 민주노총에 가입하고 파업을 한 전북버스노동자들은 여전히 투쟁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명박 정부 임기가 얼마 안 남았다는 점에서 더는 참을 수 없다고 생각한 민중이 2008년 촛불만큼은 아니더라도 어쩌면 커다란 저항을 일으킬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집트 혁명이 승리한 이후에 알제리, 튀니지, 이집트, 요르단 등 여러 중동 국가의 저항운동을 준비하고 있는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인터넷상에서 서로의 경험을 나누었다고 합니다. 이때 그들은 올해 열심히 싸워서 늙은 독재자들을 몰아내고, 내년에는 우리 청년들이 주인이 돼서 “정상회담”을 열자는 ‘농담’도 오갔다고 합니다.

우리 한국 활동가들도 이런 중동의 혁명을 지지하고, 한국에서 저항운동을 건설해서 아랍의 청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서 ‘정상회담’에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